이서현의 통 큰 후원, 신진 디자이너들에게는 ‘빛’

이서현의 통 큰 후원, 신진 디자이너들에게는 ‘빛’

기사승인 2015-11-25 04:00:55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박종우 디자이너가 작품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혜인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이서현 사장이 조성한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가 국내 유일한 디자이너 후원 제도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미증유이고, 해외에서도 잘 찾아볼 수 없는 사례다.

24일 삼성물산 패션은 디자이너 박종우(브랜드명 99%IS), 서혜인·이진호(브랜드명 HyeinSeo) 두 팀을 11회 SFDF 장학금 수상자로 선정했다. 박종우는 2012년 도쿄에서 론칭한 펑크스타일 남성복 브랜드를 바탕으로 레이디가가 등이 구매하는 등 글로벌 패션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 펑크 밴드들과 유년시절부터 어울린 영향으로 독특한 펑크록 분위기가 매력이다. 서혜인 이진호는 유럽에서 수학한 뒤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로 반항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여 뉴욕과 홍콩, 유럽 등 글로벌 바이어들로부터 반향을 얻고 있다.

이서현 사장은 2005년 상무 승진 당시부터 삼성패션디자인펀드를 직접 조성, 올해로 11년째 신진디자이너 육성에 힘쓰고 있다. 사기업에서 이 같은 행사를 하는 것은 일찍이 없었다.

이 사장은 한국이 패션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업계에서 통하는 스타 디자이너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펀드를 조성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패션협회가 이 같은 행사를 주최하며, 전 세계적으로는 명품회사 LVMH가 이 같은 펀드를 3년 전에서야 조성한 바 있다.

단일 사기업의 후원 사업이다 보니 회사가 어려울 때 펀드 존폐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2000년대말 서브프라임 이후 회사 실적이 나빠질 때 내부에서는 ‘순수하게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재고하는 것이 어떠냐’는 말도 나왔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일인 만큼 굳이 한 회사에서 이런 제도를 운영해야 하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됐다. 그러나 결국 어려움을 감내하며 장학금을 이어가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서현 사장이 직접 조성했지만, 정작 그녀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수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외국 패션석학,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 학장과 국내외 유수 매거진의 편집장, 회사의 디자이너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수상자에게는 디자인창작 활동을 위한 후원금 10만달러(약 1억5000만원)와 국내외 홍보를 비롯한 전문적인 후원이 제공된다.

SFDF 장학생 출신 중에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준지(Juun.J)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된 정욱준 상무, 이정선, 스티브J&요니P, 계한희 등이 유명하다. 지난해 런던패션위크에서 한국인 최초로 개막 무대를 장식한 이정선 디자이너는 2011년 SFDF 수상자다. 스티브J&요니P는 독특한 브랜드를 선보여 SK네트웍스에 합류하기도 했다.

신진디자이너들은 큰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하기 때문에 자금도 부족하고, 가르쳐주는 이도 없으며 공장에 의뢰해 생산하는 작업에도 시행착오를 겪는다. 외국에서 컬렉션 한 번 하는데 5000만원 정도가 들기 때문에 금전적 부담도 상당하다.

삼성물산은 장학금과 함께 빈폴이나 비이커 등의 브랜드와 콜라보를 진행해 매년 신진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소개하고, 글로벌 네트워크와 사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다양한 비금융적 후원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상자가 늘어나면서 단순한 후원에서 그치지 않고 디자이너들의 실력을 인정해주는 ‘상’의 의미도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신진 디자이너들은 컬렉션에 바이어를 모으기도 쉽지 않은데, 삼성물산 SFDF수상한 신진 디자이너들은 그 자체로 실력을 ‘인증’하는 효과를 갖기도 한다”며 “정욱준 상무가 외국에서 워낙 유명하다보니 정 상무가 장학금을 받았던 곳에서 후원하는 신진디자이너라고 하면 바이어들이 더욱 관심을 보인다”고 귀띔했다.

패션협회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이 같은 후원이 신진 디자이너들이 크는 데 좋은 토양을 마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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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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