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도박한 정킷방…광주송정리파 출신 업자가 운영, 정운호 대표도 이용

임창용 도박한 정킷방…광주송정리파 출신 업자가 운영, 정운호 대표도 이용

기사승인 2015-11-26 10:03:55
삼성 라이온즈 제공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마카오 ‘원정도박’ 혐의를 일부 시인한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소속 투수 임창용(39)씨가 이용한 일명 ‘정킷방’은 국내 조직폭력배 출신 업자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24일 임씨를 소환조사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심재철 부장검사)에 따르면 임씨가 마카오에서 도박을 한 곳은 폭력조직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출신인 이모(39·구속기소)씨가 운영하는 정킷방이었다.

이씨는 검찰에 임씨가 수억원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임씨는 도박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판돈 규모는 수억원이 아니라 수천만원이라고 주장했다. 임씨는 지난해 도박을 하기 위해 프로야구 시즌이 끝난 후 마카오로 건너간 것으로 파악됐다.

임씨가 도박을 한 정킷방은 현지에서 ‘경성방’으로 불리며 국내 조폭이 동남아에 개설한 정킷방 가운데 최대 규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이 곳은 유명 화장품 업체인 네이처리퍼블릭의 정운호(50·구속기소) 대표가 100억원대 상습도박을 하다 적발된 곳이기도 하다.

정킷방은 현지에서 운영업자에게 판돈을 빌려 도박을 하고, 한국에서 채무를 변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른바 ‘환치기’ 수법이다. 검찰은 임씨가 한국으로 돌아온 뒤 빌린 도박액 일부를 이씨 측에 송금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임씨의 도박액이 구속영장 청구 기준에는 못 미친다고 보고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임씨가 프로선수 신분인데다 혐의를 인정하는 점도 고려됐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초범인데다 수천만원 규모라면 벌금형 수준의 처벌이 되겠지만 엄연히 죄는 죄”라며 “국내 사법체계에서 수천만원의 도박이 죄가 안 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도박장 운영업자 이씨는 임씨 외에 다른 유명 프로야구 선수 A씨도 자신의 고객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A씨는 원정도박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4월부터 기업인의 동남아 원정도박 사건을 수사해 상습도박을 한 중견·중소기업인, 정킷방을 운영한 조폭·브로커 등 26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와 별도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삼성라이온즈 소속 선수 2명이 동남아 원정도박을 한 단서를 잡고 내사하고 있다. afero@kukimedia.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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