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팀]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거나 사회성 기술이 부족한 대부분의 장애학생들이 나타내는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자신이 하고 싶거나 갖고 싶은 것이 있을 때, 하기 싫거나 힘든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 선생님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혹은 지겹고 심심해서, 몸을 흔들거나 소리를 내는 등 스스로 감각적인 자극에서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원하는 대로 상황을 바꾸고 싶어서 울거나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책상을 두드리거나 교실 안에서 돌아다니기도 한다. 교실이나 학교 밖으로 나가려는 학생도 있고, 자기 자신을 때리거나 옆에 있는 친구나 선생님을 물거나 치면서 표현하기도 한다.
이들의 이러한 부적절한 행동을 직접 제지하거나 야단을 치기보다는 이것을 이해하고 무엇보다 해야 하는 적절한 행동, 할 수 있는 행동부터 가르치고 칭찬해주는 학교가 있다. 담임선생님은 물론 학교 내 모든 선생님과 직원들이, 그리고 부모들까지“긍정적 행동지원(Positive Behavior Support)”에 동참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긍정적 행동지원을 하면서 제일 많이 변한 것은 제 자신인 것 같아요(초1-1 담임).”
“학생들의 행동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시키고자 깊은 고민과 노력을 하게 되었고, … 서로 공유해나가면서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선생님들이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초4-1 담임).”
“규칙들을 정해서 한 방향성을 갖고 같이 간다는 것이 가장 변화를 느끼는 것 같고 그것을 통해서 교사들이 협력하고 올바르게 지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중2-2 담임)”
“ …… 저 혼자만 지켜졌으면 일반화되기가 좀 어려웠겠지만, 모든 교사, 즉 팀접근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됨으로써 수업태도, 문제행동 감소 이런 것들을 제가 몸소 느끼고 있는 중… (고2-2 담임)”
정서·행동장애, 자폐성장애학생들은 대부분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거나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학생들이 약 80퍼센트를 차지하는 한국경진학교(교장 김은주)에서는 지난 3월부터 모든 구성원이 참여해야 하는 긍정적 행동지원을 실시해 왔다. 학생들이 나타내는 행동에 이유와 목적이 있으니 그것을 이해하고 학생들의 문제행동보다는 다른 적절한 행동을 지도해서 칭찬해주자는 것이다.
지난 2014년 경기도교육청 지원으로 8개 학급 시범 운영 후 올해는 교육부 지원을 받아 모든 학급에서 본격적으로 긍정적 행동지원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성과가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문제행동을 많이 나타내는 학생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특수학교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느껴볼 수 있도록 한국경진학교는 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의 본교 실내체육관에서 전국 특수학교 교장(감), 교사 등 200여 명을 대상으로“특수학교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 운영 설명회”를 개최했다.
김은주 교장은 「특수학교차원의 긍정적 행동지원」은 긍정적 행동지원 원리를 특수학교에서 적용하는 것으로 모든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업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원활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학교의 전체적인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특수학교의 새로운 역할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국경진학교는 긍정적 행동지원 기본 이론에 따라 전교생 대상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보편적 지원과 문제행동이 심한 특정 학생을 집중 지도하는 개별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힐링을 위해 교직원 및 가족지원을 포함하였고, 특히 자폐성장애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제공해줄 수 있는 교육환경 개선도 함께 진행하였다.
* 기본생활 습관 지도를 위해 학교전체를 생활훈련의 장으로 조성하여 전교생을 지도하는 보편적 지원
* 특정 학생의 긍정적 행동지원을 위한 멘토 체결과 행동치료사의 개별지도, 전문 상담가의 가족상담 등 개별지원
* 학부모를 위한 바리스타, 요가, 비누?천연화장품 제조 등 문화교실, 아버지교실, 경진 가족 한마당 등의 가족지원과 악기 강습, 요가, 문화체험 행사 등으로 심신을치유하는 교직원 지원
* 특수교육 관련 대학의 자문을 받고, 지역사회 내 병원(일산병원, 인제대 백병원, 명지병원)과 MOU를 맺어 전문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교내에 문제행동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심리안정실도 운영 중에 있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긍정적으로 바뀔 줄은 몰랐다. 이제 내 아이를 가정에서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잘 알 것 같다(초2 최00 어머니).”
“제 때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자해를 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했는데 개별지원으로 대학생 멘토를 만난 후부터는 참을 줄도 알고 지시행동도 잘 따르는 등 학급 분위기가 매우 밝아졌으며 어머니도 대만족해 하신다(고3 안00 담임).”
이 설명회는 학생별 특성이 다양하고 감정조절이 어려워 타 장애영역에 비해 교육적 접근에 어려움이 많았던 정서·행동 및 자폐성장애학생의 지도를 위한 성과와 비전을 공유하는 등 전국의 특수교육 관계자에게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