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단비 기자] 인체에 치명적인 농약의 사용을 규제한 것이 음독 자살 감소로 이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원진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농약자살에 가장 많이 사용된 패러쾃 제초제 규제 이후 농약자살률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패러쾃은 잡초를 없애는 농약으로 빠른 효과가 있으나 독성이 강해 잘못 사용해서 중독되면 호흡 기능 상실 등 치명적인 인체 독작용을 일으킨다. 농촌진흥청이 음독 자살용으로 오용될 가능성이 높은 패러쾃 성분에 대해 2011년에 재등록을 취소하고 2012년에 사용금지 등의 규제를 통해 생산·공급을 중단시켰다.

이원진 교수팀은 패러쾃 농약 규제 이후 우리나라의 자살률 감소 효과를 규명하고자 사망원인통계 자료를 활용해 연령 표준화 자살률을 산출했고, 음이항 회귀분석으로 2003-2011년의 자살률 추세에 근거해 2011-2013년의 자살률 감소 효과를 산출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농약자살은 2011년 10만 명당 5.26명에서 2013년 2.67명으로 감소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자살수단으로써 흔히 사용되고 있는 방법에 대한 접근성 제한을 통해 자살률 감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향후 제도적 규제를 통한 자살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 교수는 “향후 패러쾃 대치 자살 물질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독극물들에 대한 합리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됐다.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