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는 건 예사, ‘속옷 보여주면 한표’”…일본 유력 女의원 고발, 日정치권 발칵

“만지는 건 예사, ‘속옷 보여주면 한표’”…일본 유력 女의원 고발, 日정치권 발칵

기사승인 2015-12-02 19:47: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술 들어가면 ‘속옷 보여주면 한 표 줄게’라고 태연하게 얘기” “가슴, 엉덩이 만지는 건 예사”

일본 정계에서 최소 2선 이상을 한 영향력 있는 여성 국회의원들이 성희롱·추행 등 일본 정치권의 비뚤어진 현실을 고발했다.

2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 노다 세이코 중의원(8선), 민주당(이하 동일) 쓰지모토 기요미 중의원(6선), 렌호(사진) 참의원(2선)은 남성 중심 정치 문화의 실태를 얘기하기 위해 전날 도쿄 소재 조치(上智)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했다. 오는 17일은 일본의 여성 참정권 획득 70주년이다.

노다 의원은 29세 때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했다가 낙선하고서 다음 선거를 목표로 지역구를 돌다가 남성 유권자에게 당했던 성희롱 사례를 공개했다. 당시는 자민당에 여성 중의원이 한 명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는 최근에 아베 총리에 맞서 총재 선거 출마를 시도하는 등 ‘잔 다르크’와 같은 인상을 주고 있지만 첫 입각 때는 무시당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노다 의원은 선후배 남성 의원과 스쳐 지나갈 때 “스커트를 입고 있으면 대신(大臣, 한국으로 치면 장관)이 될 수 있구나”는 말을 듣고 얼어붙곤 했다.

그는 말을 잘 들으면 끌어주지만 귀엽게 굴지 않으면 바로 ‘공격 모드’가 시작된다며 “까치발을 딛는 것은 괜찮지만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안 된다, 아기야”라고 하는 것 같다는 인식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쓰지모토 의원은 올해 5월 안보 관련법 심의 과정에서 아베 총리가 “빨리 질문하라”는 야유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남성이었다면 야유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항상 질문자 석에 서지만 (남성) 의원들로부터 야유가 쏟아진다”고 지적했다.

탤런트, 광고 모델 등으로 활약하다 정계에 입문한 렌호 의원은 아동학대방지법을 제정하려고 나설 때 남성의원들이 좀처럼 이해해주지 않아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이들 세 의원은 일본 정치권에서 총리나 각료를 상대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등 적극적으로 의정 활동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같은 날 도쿄 시부야(澁谷)구에서 열린 ‘화낼 수 있는 여자 대회 2015’ 행사장에서는 올해 4월 선거에서 당선된 여성 지방의원이 지방의회의 이른바 ‘아저씨 정치’ 문화를 주제로 발언했다.

‘싱글맘’으로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여성을 돕겠다는 생각에 정치인이 된 오타 아유미 다카마쓰 시의원은 의회에서 ‘여자는 무슨 정치냐’고 하는 듯한 압력에 스트레스로 머리가 빠질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쿠키영상] 조회수 폭발…싸이 - 대디 M/V
[쿠키영상] '낙하산 없이 스카이다이빙'
[쿠키영상] '자신만만하더니 결국…생방송 중 '꽈당'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