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단비 기자] 폐암을 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원인은 ‘흡연’이다. 하지만 최근 흡연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폐암 발생이 증가하면서 학자들은 비흡연자 폐암에 관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이계영 건국대병원 폐암센터 소장 겸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사진)는 아시아권에서 비흡연자인 여성에게서 폐암이 발생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비흡연 여성도 안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요리과정에서 노출되는 발암성 연기와 그 외 유전학적 원인들이 비흡연자 여성에게의 폐암 발생 원인인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며 “흡연자만 폐암에 걸린다는 선입견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 폐암 환자의 증가와 함께 주목할 점은 이들에게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다는 점이다.
같은 폐암이라도 유전자변이로 발생한 경우라면 표적항암제가 큰 치료효과를 거둔다. 이 교수는 “비흡연 폐암환자에게서 EGFR 또는 ALK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진행성 폐암환자들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면 해당 유전자에 맞는 약물을 투여한다. 이것이 표적항암제 치료의 원리”라고 설명했다.
건국대병원 폐암센터에서는 진행성 폐암을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항암제의 표적이 되는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다면 표적항암제 치료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유전자 변이를 검사하는 것이 환자의 치료 방법과 예후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라며 “EGFR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는 검사는 건강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고 ALK 유전자 검사도 올해부터 건강보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진단 당시 조기 폐암이라면 수술이 가능하다. 그러나 3기라면 두 가지 이상의 치료법을 적용해야한다. 폐암치료에 있어 의료진의 경험과 팀워크가 중요한 까닭도 이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건국대병원 폐암센터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 교수는 “팀워크가 좋아 각 진료과의 폐암 전문가가 한 데 모여 환자의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방사선 치료 후 수술을 할지, 항암치료 후 수술을 할지 논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폐암 전문가 팀을 구성해 3기 환자를 대상으로 다학제 진료를 하기 때문에 치료 예후가 좋고 의료진에 대한 환자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폐암 4기 이상 즉 다른 장기로 전이했다면 항암치료가 최선의 치료방법이다. 이 교수는 “환자마다 암의 특성이 다르다. 암 조직학적 특성에 맞춰 항암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폐암센터 내 병리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폐암은 1,2기 환자에서 절반 가까이 재발하는 악명 높은 암이다. 이 때문에 병원은 치료를 마친 환자라도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강조하고 있다. 이 교수는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이점을 의료진에게도 교육하고 강조하고 있다”며 “재발하더라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