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뉴스=박효상, 민수미 기자] ‘저는 집이 없습니다’
“집을 짓고 있습니다. 재료는 고작 종이상자 하나입니다. 현실적으로 한국 청년들이 가질 수 있는 집은 이 정도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시민 활동가 홍승희(27·여) 입니다.”
“얼굴이 낯익다고요? 저는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어버이연합과 대치한 효녀연합 회원이기도 합니다. 종이집이라도 혼자 짓는 건 힘드네요. 지나가던 경찰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붕만 얹으면 완성입니다. 서울시가 지난해 4월 청년단체들에 조사를 의뢰, 공개한 자료를 보면 서울시 1인 청년 36%가 주거빈곤율 상태였습니다. 즉, 서울에 사는 청년 5명 중 1명은 옥탑방, 고시원 등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거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2014년 강원 춘천시에서 상경해 현재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집을 구하려 했던 고생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득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죠.”
“퍼포먼스를 하다 보면 행인들이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럴 시간에 돈을 버는 게 어때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청년들의 아픔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명이 동시에 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면 그건 개인이 탓이 아니라 사회문제 아닌가요?”
“한 명이라도 더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 때까지 저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 우리의 환경을 바꿀 수 있는 건 결국 우리 자신이니까요.”
min@kmib.co.kr 디자인=이윤지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