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메르스 감사 결과, 대응 총체적 부실
[쿠키뉴스=조민규·송병기 기자] 지난해 확진환자 186명과 사망자 38명이 발생해 대한민국을 ‘메르스 공포’로 몰아넣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186명의 확진환자 중 절반 가량이 감염된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의료진 간 감염병 정보 미공유와 접촉자 명단 지연 제출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 14일 ‘메르스 예방 및 대응실태’ 감사결과 발표를 통해 ▲정부 초동대응 부실 ▲정보비공개 등 확산방지 실패 ▲삼성서울병원 환자조치 관련 문제점 등의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9월10일부터 10월29일까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 18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감사원은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정부의 초동대응과 정보비공개 결정과정 등의 원인 규명’과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환자 조치 관련 정부대책 진상확인’ 등 국회의 2가지 요구 사항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초동대응과 방역 모두 부실로 대규모 확산
감사결과 2012년 9월 해외 메르스 발생국가 증가와 사람간 전파사례 확인, 국내 유입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었음에도,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연구와 감염방지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와 국내 전문가 자문 등 메르스 발생 위험성을 간과하고 사전대비를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건당국은 최초 환자 신고 후 검사를 34시간 지체했고, 최초 환자가 병실 밖 다수와 접촉한 사실을 병원 폐쇄회로TV(CCTV)로 확인하고도 방역망을 1번 환자가 입원한 병실로만 한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의료진 등 20명만 격리하고, 같은 층 다른 병실 등에 추가 환자의 발생 가능성 등을 검토하지 않고 역학조사를 종료해, 결국 1번 환자와 14번 환자 등이 관리대상에서 누락된 상태로 삼성서울병원 등으로 이동해 대규모 3차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28일부터 31일사이 격리대상에서 누락된 14번 등 5명이 7개 병원을 경유해 다수 환자를 감염시킨 사례가 확인됐고, 접촉자 파악·격리 방식으로는 메르스 확산 방지에 한계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보건당국이 병원명 공개 등 적극적 방역조치를 강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이 정확한 접촉자 명단을 확보하지 못해 노출자에 대한 추적조사와 보건소 격리 등 후속조치가 7일간 지연돼 추가 확산방지 기회도 상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4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머무르는 동안 다녀간 보호자 등이 누락됐고, 40명이 접촉자로 파악조차 안 된 상태에서 확진돼 이중 6명이 사망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뿐만 아니라 14번 환자와 접촉한 76번 환자도 관리대상에서 누락된 상황에서 강동경희대병원 등을 방문해 12명의 4차 감염자와 2명이 사망했다.
감사원은 삼성서울병원의 환자조치 관련 문제점도 공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5월31일 14번 환자의 접촉자 678명의 명단을 작성하고도 117명만 제출해, 역학조사 업무에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보건당국은 삼성서울병원 의사 35번 환자의 경우 6월1일 23시경 확진판정을 받았음에도 이를 즉각 공개하지 않고 6월4일에서야 확진일자를 1일이 아닌 4일로 공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2번 환자는 6월6일에 전날인 5일 확진된 것으로 사실과 다르게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16명 징계 요청…삼성서울병원 제재조치 통보
감사원은 감사결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총 39건을 지적하고,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 해임 등 9명의 중징계를 포함해 16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또한 복지부 장관에게 14번 환자 접촉자 명단을 지연 제출한 삼성서울병원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른 적정한 제재조치를 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는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항이라는 점을 감안해 더욱 엄중하게 책임을 물었다면서,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공직사회에 경각심을 고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kioo@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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