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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형 아나운서▷ 봉기자의 호시탐탐 시간입니다. 봉기자, 오늘은 또 어떤 내용으로 함께하나요? 주제부터 알려주시죠.
조규봉 기자▶ 요즘같이 추운 겨울에는 따뜻하고 얼큰한 국물 생각이 간절하죠. 그래서일까요. 안 그래도 따뜻한 국물 식품의 판매가 증가하는 때에 라면업계가 중국집에서나 내던 화끈한 불 맛을 내고 있습니다. 짜장 라면에서 불붙기 시작한 중화풍 라면의 인기가 짬뽕 라면으로 옮겨 붙은 것인데요. 짜장 라면은 짜왕의 독무대로 끝났지만 짬뽕라면은 다릅니다. 치열한 경쟁이 이미 시작되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짬뽕라면들에 대해 살펴봅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라면의 부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요즘 짬뽕라면의 인기는 엄청난데요. 적당히 기름진 빨간 국물에 매콤하고 얼큰한 맛은 한국인의 입맛에 정말 딱 맞죠. 이야기만 해도 군침이 도네요. 봉기자, 짬뽕라면은 예전부터 있었죠?
조규봉 기자▶ 대표적인 것이 농심의 오징어짬뽕 이고요. 꼬꼬면과 함께 하얀 국물 열풍을 일으켰던 나가사키 짬뽕도 있었습니다. 큰 인기를 끈 건 아니지만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꾸준하게 매출을 올리고 있고요.
강주형 아나운서▷ 네. 그렇게 보면 딱히 새로울 것도 없는 게 바로 짬뽕라면이 아닐까 싶은데요. 갑자기 이렇게 핫한 음식으로 재부상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조규봉 기자▶ 한 마디로 말하면, 업그레이드된 맛이 답입니다. 사실 기존의 짬뽕라면은 짬뽕을 지향하는 라면이었습니다. 아무리 짬뽕 맛을 내고 싶어도 그저 라면일 뿐이었던 거죠. 하지만 최근 나오고 있는 짬뽕라면은 라면이라는 접미어를 떼버려도 좋을 정도의 맛입니다. 중화요리집의 짬뽕 맛을 제대로 재현해내고 있죠.
강주형 아나운서▷ 네. 맛도 그렇지만 간편함이 주는 장점도 큰 것 같아요. 최근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가 쿡방과 셰프테이너잖아요. 셰프들의 방송 출연은 이제 어느 채널에서도 만나볼 수 있고, 또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중화요리가 소개되면서 중식의 인기가 더 높아진 것 같은데요. 방송에서 소개된 요리 중 집에서 따라 하기 힘든 요리가 바로 짬뽕이에요. 그런데 그 갈증을 풀어준 것이 바로 짬뽕라면 인 것 같고요. 어떤가요?
조규봉 기자▶ 정확히 보셨습니다. 짬뽕은 집에서 국물 맛을 내기가 정말 어려운 요리죠. 일단 온갖 잡다한 재료가 필요하고요. 불 맛을 내기 위한 센 불이 있어야 합니다. 또 탱탱한 면발도 필요한데요. 하지만 그런 짬뽕의 3대 요소를 집에서는 갖추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짬뽕은 짜장과 달리 가정요리의 메뉴가 되지 못했던 겁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네. 맞아요. 짬뽕라면이 전국적 열풍을 불러일으킨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중국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던 짬뽕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은데요. 실제로 한 제품의 광고에서는 이 짬뽕 어디서 시켰냐고 능청스럽게 물어보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잖아요. 그만큼 맛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는 거겠죠. 자, 그럼 이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짬뽕라면들에 대해 알아볼 텐데요. 가장 먼저 출시된 짬뽕라면은 무엇인가요?
조규봉 기자▶ 지난해 10월 출시된 오뚜기 진짬뽕입니다. 오뚜기 진짬뽕은 출시 두 달 만에 2천만 봉지가 팔렸을 만큼 인기인데요. 오뚜기 연구원들이 직접 일본으로 가 가장 맛있다는 짬뽕집을 찾아가서 먹어보기도 하고 샘플링해서 분석도 하며 만들어 냈고요. 진한 해물 맛이 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두 달 만에 2천만 봉지 이상이 팔렸다니. 정말 대단한데요. 진짬뽕의 맛은 어떤가요? 궁금해요.
조규봉 기자▶ 일단 크게 자극적이지 않은 맛입니다. 중화요리에서 기대하는 불 맛이 별로 나지는 않지만요. 담백한 맛이 나고요. 면은 칼국수 면처럼 생겨서 납작합니다.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이것저것 추가하지 않은 가장 기본적인 짬뽕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특별한 특징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납작한 면과 담백한 맛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군요. 저도 빨리 먹어봐야겠어요. 그리고 두 번째 알아볼 짬뽕라면은 삼양에서 출시한 갓짬뽕인데요. 이름부터 특이해요. 갓짬뽕은 다른 짬뽕라면에 비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조규봉 기자▶ 갓짬뽕은 일단 짬뽕라면의 가장 후발주자입니다. 10가지 재료가 들어간 풍성한 후레이크와 돈골육수를 통해 차별화된 국물 맛을 강조하고 있죠. 다른 짬뽕에 비해 해물 향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강렬하게 맵고요. 아마 매콤한 해물라면을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후레이크에 마늘 슬라이스와 오징어, 참깨가 들어 있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이번에 알아볼 짬뽕라면은 농심의 맛짬뽕인데요. 농심은 워낙 라면으로 유명한 회사고 또 지난 해 짜장 라면인 짜왕으로 큰 인기를 얻었잖아요. 그래서인지 맛짬뽕은 특히 더 기대가 돼요. 맛짬뽕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조규봉 기자▶ 일단 맛짬뽕의 면은 지금까지 봐온 면과 다릅니다. 울퉁불퉁한 굴곡이 있는
3㎜ 굴곡면을 사용하고 있거든요. 면발에 홈이 파여 있어 국물이 더 잘 밴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그렇게 굴곡이 있는 면을 개발하기 위해 농심에서 투자를 많이 했겠어요.
조규봉 기자▶ 네. 농심은 3㎜ 굴곡면을 개발하기 위해서 라면 46만 봉지를 만들 수 있는 양인 50톤의 밀가루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테스트에서는 문제없이 형성되던 굴곡면발이 대량 생산 시에는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결국 품질에 만족하지 못한 농심은 출시일도 뒤로 미루고 공법을 개선해 출시에 성공했죠.
강주형 아나운서▷ 그야말로 실험에 실험을 거듭한 덕에 굴곡이 있는 면이 탄생한 것이군요. 그럼 맛짬뽕의 선풍적인 인기 비결은 차별화된 면발이라고 봐야 할까요? 소비자들이 이야기하는 농심 맛짬뽕의 인기 비결이 궁금해요.
조규봉 기자▶ 면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불 맛을 인기 비결로 꼽고 있습니다. 불 맛은 중화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맛이잖아요. 그런데 농심이 채소를 센 불에 순식간에 볶을 때 나는 향을 포집해 불 맛을 제대로 재현했거든요. 그 불 맛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죠.
강주형 아나운서▷ 라면에서 나는 불 맛. 궁금하네요. 그리고 또 의문점이 있는데, 바로 수요에 관한 부분이에요. 작년에 과일소주가 유행했을 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품귀현상까지 나타났었잖아요. 하지만 짬뽕라면은 그런 게 없어요. 갑자기 이렇게 많은 양이 팔리는데 어떻게 수요를 맞출 수 있었는지, 그 부분도 궁금해요. 어떻게 된 건가요?
조규봉 기자▶ 수요 예측에 따른 생산체계 구축도 한 몫을 한 것이죠. 농심은 맛짬뽕 출시와 동시에 부산, 안양, 안성, 구미 등 전 공장 생산체계를 갖췄거든요. 그래서 폭발적인 수요에도 적극 대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네. 그러니까 이런 인기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거네요. 그리고 그 예상이 정확히 맞아떨어졌고요. 앞으로 얼마나 더 큰 판매고를 올릴지 지켜봐야겠어요. 마지막으로 알아볼 짬뽕라면은 어떤 제품인가요?
조규봉 기자▶ 팔도 짜장면의 자매품 팔도 불짬뽕입니다. 일단 친숙한 인물인 중화요리의 대가 이연복 셰프를 모델로 내세웠는데요. 30년 전통의 액상스프 노하우와 진한 사골국물로 불 맛을 살린 정통 짬뽕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이연복 셰프의 경우 이미 팔도 짜장면 모델로 활동 중이었는데요. 아무래도 현재 중국요리를 만들고 있는 셰프가 자신의 얼굴을 걸고 모델로 나섰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맛에 대한 믿음을 더 크게 심어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아직 먹어보지 못했는데 맛은 어떤가요? 궁금해요.
조규봉 기자▶ 불 맛도 강하고요. 다른 짬뽕들에 비해 자극적인 느낌도 강한 편입니다. 한 마디로 중국집에서 시킨 짬뽕과 가장 닮아있는 제품이죠.
강주형 아나운서▷ 네. 네 가지 짬뽕라면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그 중에서 일단 지금까지는 엄청난 판매고를 올린 농심 맛짬뽕과 오뚜기 진짬뽕이 라면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는 주역이잖아요. 기자님,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라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을까요?
조규봉 기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오뚜기와 농심의 짬뽕라면 판매량은 국내 라면시장의 6.9%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들 제품가격이 일반 라면보다 2배 높다는 점입니다. 그 점을 고려할 때 금액으로는 판매량 비중보다 높을 것이라는 거죠.
강주형 아나운서▷ 그렇겠네요. 그리고 특히 오뚜기의 경우 이번 짬뽕라면 흥행으로 인해, 라면시장에서 확고한 2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1위는 농심에게 내어주더라도 팔도나 삼양에 비해서는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겠죠?
조규봉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단 출시 후 1000만개를 판매하고 또 10일 만에 1000만개를 더 판매하면서 매출 증가속도가 가팔라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진짬뽕의 돌풍과 기존 진라면의 판매 호조로 오뚜기는 라면 부문 시장점유율 20% 초반대로 상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오뚜기가 그렇다면 라면업계의 영원한 1위인 농심은 어떤가요? 이번 짬뽕라면의 인기가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나요?
조규봉 기자▶ 네. 지난 2013년 이후 점유율이 소폭 감소하고 있는 농심에게도 짬뽕라면 인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단 짜왕이 8개월간 1억 개가 팔려나가며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고요. 맛짬뽕까지 흥행하면서 프리미엄 라면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데요. 이 제품들이 고가 제품이라는 점에서 수익성 제고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입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아무래도 라면 시장 자체가 커진다면 매출 상위권의 제품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농심이 가장 먼저 시장 확대의 수혜를 입겠죠. 오늘 봉기자의 호시탐탐에서는 최근 불고 있는 짬뽕라면의 인기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추운 겨울. 따뜻하고 얼큰한 국물이 생각날 때 집에서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짬뽕라면. 아마 당분간은 그 인기가 식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호시탐탐이었습니다.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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