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민규 기자]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놓고 의료계와 한의계의 끝없는 감정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중재를 위해 협의체를 구성까지 했지만 의료일원화로 방향이 틀어지며 의료계와 한의계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으며, 보건복지부는 한의사협회로부터 소송까지 앞두고 있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논란은 지난 2014년 12월28일 정부가 규제기요틴 민관합동회의에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과제로 확정하면서 시작됐다. 보건복지부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지난해 2월 문형표 전 복지부장관이 국회에서 협의체 구성 등에 대해 밝히면서 가시화됐다.
같은 해 4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의 공청회를 통해 복지부는 ‘상반기까지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의 범위를 확정·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국정감사에서도 연말까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기준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의료계와 한의계의 갈등도 고조됐는데 추무진 의사협회장과 김필건 한의사협회장은 단식투쟁을 벌였고, 특히 최근에는 김필건 한의사협회장이 기자회견장에서 직접 의료기기를 시연했고, 의사협회는 지난달 30일 전국의사대표자궐기대회를 개최하며 한의사 의료기기사용에 강력 투쟁해 나가기로 했다.
도를 넘는 비난과 비하도 있었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한의학을 없애야 한다’ 등의 도를 넘는 한의학의 비방이 이어졌고, 한의사협회는 모든 공식자료에 양의사·양의사단체 등 ‘양’자를 붙이는 감정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이로 인해 한의학과 한의사협회장을 비하한 의사는 처벌을 받기도 했고, 의료기기를 시연한 한의사협회장은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의 대한 양측의 입장은 극명하다. 우선 의료계는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의료체계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한의사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해 진단 및 처방을 내리는 것은 의료법상 허용된 면허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의료행위라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의사와 한의사로 이원화된 면허체계 하에서 의료행위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어 한의사가 의학적 원리에 근거한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의료일원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사협회 김주현 대변인은 “지난 30일 대표자대회는 궐기대회의 형식이지만 달리 보면 투쟁의 시작점이다. 어느 것이 국민에게 피해가 가는 지는 명백하다. 현대의료기기를 한의사가 쓸 수 있도록 허용되는 순간 의료계는 강력한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반면 한의계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문제에 대해 진료를 할 한의사, 진료를 받을 국민, 이를 관리할 행정부와 사법부가 합의하면 되는 문제로 이미 사회적 공감대를 이룬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즉 의료계가 나서서 찬반여부를 이야기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한의원에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 환자입장에서는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료일원화에 대해서는 한의학을 없애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의료계에 비추어 볼 때 생각할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한의사협회 김지호 홍보이사는 “의료일원화 논란이후 보건복지부는 협의체를 핑계 삼아 갈등을 키우고, ‘조만간 정리하겠다’는 기약 없는 말로 사실상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국정감사에서 연말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지만 약속을 어기고 이번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데 직무유기”라며 “협회는 2월중 의료기기교육센터 운영 등을 통해 본격적인 의료기기 사용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고득영 한의약정책관은 “의료일원화와 같이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는 중재안 입장은 아직 견지하고 있다. 다만 양쪽 다 사용과 반대에 있어 극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과제가 지연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 문제는 의료 통합 등 전체적인 관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 다시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논의한다고 해도 막다른 골목이다. 중재안의 선상에서 물러서기보다는 그 안에서 대화의 물꼬를 터고, 현 단계에서 받을 수 있는 의제로 노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도 적극적으로 중재를 위해 물밑에서 접촉에 나서고 있으며, 양쪽을 설득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kioo@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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