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혜리 기자]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C형간염 집단 발병 사례가 확인되면서 현재 표본감시 대상인 C형간염을 전수감시 대상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건복지부는 C형 간염을 전수감시 대상으로 바꾸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14일 C형간염이 2000년 ‘지정 감염병’으로 분류돼 180개 의료기관에서 표본감시 체계가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특별히 관리가 필요한 감염병을 1~5군으로 지정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유행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는 감염병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 감염병’으로 정해 표본감시를 한다.
C형간염이 지정감염병인 만큼 의료기관은 발견 7일 안에 관할 보건소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지만 실제 신고율은 80%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정 감염병인 까닭에 전수감시가 아닌 표본감시를 하지만 참가 의료기관의 수가 얼마 안 되는 것이 문제다. 전수감시를 한다면 개별 감염 사례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 조기에 집단 감염을 발견할 수 있지만, 표본 감시만으로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C형간염을 3군감염병에 넣어 더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보건당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3군감염병에 포함되면 전수감시 체계로 바꿀 수 있고 이를 통해 환자들의 의료기관 방문 이력 등을 분석해 집단 감염 사례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3군감염병은 간헐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어 계속 발생을 감시하고 방역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감염병이다. 말라리아, 결핵, 한센병, 쯔쯔가무시증 등이 여기에 속해 있다. C형간염을 3군감염병으로 지정하려면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C형 간염을 3군감염병으로 지정해 전수조사를 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으로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C형간염의 집단감염이 의료기관의 사고에 의한 단발적인 사례들일 뿐인지, 아니면 유행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