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월화극에서 두 편의 의학드라마가 맞붙게 됐다.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하는 KBS2 ‘뷰티풀 마인드’와 SBS ‘닥터스’가 오는 20일 나란히 첫 방송하며 동시간대 대결을 시작한다. 시청률은 둘 중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까.
15일 오후 2시30분 서울 목동서로 SBS 사옥에서 열린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의 제작발표회에서 오충환 PD과 배우들은 시종일관 자신감을 내비쳤다. 같은 신경외과를 다룬 드라마와 경쟁하게 됐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는 눈치였다.
오 PD는 “오랫동안 준비했던 작품”이라며 “빛을 못 보고 있다가 배우들을 한 명씩 만나면서 방송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닥터스’는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라며 “주인공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를 그릴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오 PD는 '닥터스'에 관해 "단순히 배경이 병원일 뿐인 드라마"라며 의학드라마로서의 의미를 축소하기도 했다. 오 PD는 “배경을 병원으로 설정한 이유는 아프고 힘든 순간 누군가를 만났을 때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극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라며 “메디컬 드라마이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하고 열심히 찍고 있다. 삭막할 수 있는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사랑하고 성장하는지 잘 지켜봐 달라”라고 말했다.
배우 박신혜도 병원이 아닌 사람에 포인트를 맞춘 것이 ‘닥터스’의 장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로 그 점에서 ‘뷰티풀 마인드’와 차별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신혜는 “‘닥터스’의 장점은 사람과 사람, 의사와 환자, 환자와 가족, 선후배가 병원에서 만났을 때 일어나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배경이 병원일 뿐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의 이야기다. 그런 점이 ‘뷰티풀 마인드’와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김래원도 박신혜를 거들며 ‘뷰티풀 마인드’를 자극했다. 김래원은 “장혁형에게는 미안하다”라면서 무슨 드라마인지 모르겠다는 듯 “제목이 ‘뷰티풀 마인드’요? 기대 많이 할게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주연을 맡은 김래원과 박신혜에게도 ‘닥터스’는 특별하다. SBS 수목드라마 ‘펀치’ 이후 1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김래원은 오랜만에 밝은 드라마에 출연한다며 잔뜩 기대하는 눈치다. 박신혜도 처음으로 막무가내 캐릭터를 맡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래원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당황스러울 정도로 오글거리는 대사가 많았다”며 “예고편에서도 나오지만 앞으로는 더 많다. 내가 이걸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현장에서 막한 연기해보니까 재밌고 맛있고 좋은 대사들이 많았다”며 “오랜만에 밝은 드라마에 출연해서 설레기도 한다. 너무 주책으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되는데 다들 귀엽다고 하더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박신혜는 “혜정이는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라며 “그동안 밝고 당차고 씩씩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면 이번 역할은 정말 싸가지 없고 막무가내인 캐릭터다.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미가 넘치는 친구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어 “액션 연기는 처음 해본 거라서 걱정 많이 했다”며 “처음이라서 더 열심히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사실 액션 장면을 찍은 다음 날 아침에 못 일어날 정도로 힘들어서 ‘그냥 좀 못하는 척 할 걸, 괜히 무리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방송을 보면 굉장히 뿌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닥터스’는 과거의 상처를 딛고 의사가 된 두 남녀가 여러 인간 군상을 만나며 성장하고 평생 단 한번뿐인 사랑을 시작하는 휴먼 메디컬 드라마다. 오는 20일 오후 10시 첫 방송.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