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아르바이트까지 금수저여야 하나" 노원구청 특혜 논란

[친절한 쿡기자] "아르바이트까지 금수저여야 하나" 노원구청 특혜 논란

기사승인 2016-06-16 15:43:29

‘취업 전쟁’이라는 말은 이미 익숙합니다. ‘입시 전쟁’을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위해 다시 경쟁합니다. 취업 준비생은 많고, 합격의 문은 좁습니다. 대학생 아르바이트라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관공서 아르바이트는 인기가 하늘을 찌릅니다. 그러나 늘 그렇듯, 다수의 지원자 중 선택된 소수만이 기회를 얻습니다.

서울 노원구가 관내 ‘대학생 아르바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별도의 ‘직원 대학생 자녀 아르바이트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지난 3월2일부터 18일까지 노원구와 송파구를 대상으로 한 감사 결과를 14일 발표했습니다.

노원구는 2013년부터 관내 주민등록이 돼 있는 전문대 이상 대학생 50명을 대상으로 구청에서 1개월을 근무하면 100만원의 급여를 주는 아르바이트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35명 모집을 계획한 2016년 겨울방학에만 2237명이 몰렸으니 말이죠.

노원구는 동시에 구청 직원 자녀들을 위한 ‘직원 자녀 대학생 구정현장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이 프로그램에는 지난 3년여간 140명의 아르바이트생이 근무했습니다. 구청 직원 자녀들에게 특혜를 제공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자 네티즌은 공분했습니다.

“공무원들 편법 대단하네요”

“대한민국은 세습사회”

“노원구청, 실망스럽습니다”

“차라리 일반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뽑지 마세요”

“자기들만을 위한 잔치네”

“구청 직원 자녀들에게 준 임금 모두 혈세 아닙니까? 그런데 이런 식으로 운영한다고요?”

“공무원들이 한다는 일이라는 게 대체…”

이 같은 분노가 어디 몇몇 네티즌들만의 것일까요? 지금껏 노원구청 아르바이트 프로그램에 지원했던 많은 학생은 배신감마저 들었을 겁니다.

‘금수저’ ‘흙수저’ ‘헬 조선’ 등의 단어가 보여주듯, 현재 대한민국 청년들이 느끼는 절망과 좌절은 꽤 심각한 수준입니다. 노원구청의 특혜 논란은 이들에게 더 깊은 사회 부정 의식을 심어줄 뿐입니다.

경쟁의 기본은 공정함에 있습니다. 이는 내 자녀의 미래만큼이나 중요한 사회 원칙이기도 하죠. 그리고 공무원은 규범을 지키기 위해 솔선수범해야 하는 공인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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