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남자아이를 폭행해 살해한 남성이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아이의 시신을 31시간 방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연합뉴스는 25일 강원 춘천시 한 원룸 2층에서 3세 남자아이가 엄마와 동거하는 30대 남자의 폭행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 동거남이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아이의 시신을 31시간 방치했다고 보도했다.

춘천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 "A(23·여)씨의 아들(3)이 동거남 B(33)씨에게 맞아 숨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B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4일 만취 상태로 귀가해 아이가 대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이를 수차례 폭행하고 아이의 다리를 잡고 두 차례나 벽으로 집어 던졌다.

B씨는 폭행 후 아이가 숨진 것을 확인하고 친구에게 '아이를 살해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술기운에 잠들었다. B씨의 친구가 A씨에게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B씨를 찾았지만 B씨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범행 당일 A씨가 일을 마치고 귀가했지만 아이가 살해된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A씨는 아이가 숨진 사실을 하루만인 25일 오전 2시가 돼서야 알았다. 

두 사람은 아이의 사망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으며 A씨에게서 아이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B씨의 친구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긴급체포 당한 B씨는 "아이가 바닥에 대변을 봐 냄새가 나서 화를 참지 못하고 집어 던지고 손과 발로 때렸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A씨와 B씨는 평소에도 아이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기저귀조차 채우지 않고 발가벗긴 채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약 1년 전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알게 돼 지난 5월 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경찰은 아이의 시신 부검을 의뢰하고 B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