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전부터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걸그룹 구구단이 베일을 벗었다. ‘구구단’이라는 독특한 그룹명은 공개 후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화제가 됐고 ‘프로듀스 101’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던 세정, 나영, 미나가 데뷔를 한다는 점도 음악팬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박효신, 성시경, 서인국 등 남성 뮤지션만 보유했던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이하 젤리피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여성 뮤지션인 동시에 빅스(VIXX) 이후 두 번째로 준비한 아이돌 그룹이란 점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배경이 됐다. 많은 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길 속에서 데뷔한 구구단은 어떤 모습일까.
구구단은 28일 0시 데뷔 앨범 ‘액트 원 더 리틀 머메이드(Act.1 The Little Mermaid)’를 발매하고 같은 날 오후 4시 서울 구천면로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제일 처음 언급된 것은 독특한 그룹명이었다. 팀 명을 정하게 된 계기에 대해 멤버들은 “멤버들을 포함한 회사 전 직원을 상대로 작명 공모전을 한 결과”라며 “대표님이 직원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구구단’이란 이름을 선택했다”고 털어놨다. 멤버 미나는 “처음에 팀 명을 듣고서 깜짝 놀랐는데, 절대 잊을 수 없는 이름 같아 마음에 든다”고 팀 명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구구단’이라는 팀 명은 ‘아홉 가지 매력을 가진 아홉 소녀가 모여 만든 극단’이라는 뜻이다. 구구단이란 이름 자체가 ‘극단’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젤리피쉬는 그룹 빅스를 통해 극적인 콘셉트 기획에 강한 면을 보였다. 이러한 성격의 기획력을 부각하기 위해서일까. 젤리피쉬는 구구단에게 ‘극단’이라는 세계관을 선물했다. 리더 하나는 이에 대해 “무대에서 연기하는 아이돌 그룹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라며 “동화나 영화, 연극 같은 다양한 작품을 무대 위에서 구구단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극단 콘셉트다”라고 소개했다.
구구단이 첫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은 ‘인어공주’다. 데뷔곡 ‘원더랜드’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을 그려낸 밝고 건강한 느낌의 업템포곡으로 작곡가 황성제의 프로듀싱팀 ‘버터플라이(ButterFly)'가 작업했다. 멤버 소이는 “인간 세상을 동경하는 인어공주의 마음이 무대를 동경하며 데뷔를 꿈꿨던 저희의 마음과 닮아 ‘인어공주’를 첫 번째 작품으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연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원더랜드’의 무대는 극적인 요소가 강조된 안무와 직관적인 의상이 돋보였다. 멤버 나영은 “무대 위에서 인어공주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조개가 열리는 동작이나 파도의 물결을 안무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날 구구단은 자신을 응원해준 소속사 선배 뮤지션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구구단 역시 누군가에게 롤모델이 되는 그룹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이오아이로 활동했던 세정과 미나는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구구단 활동을 응원해줬다”며 “아이오아이 활동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드릴 것”이라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구구단의 음원은 공개 후 각종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신인 그룹으로서는 몹시 훌륭한 성적이다. 하지만 갓 데뷔한 구구단에게 대중이 보내는 호기심과 관심은 어쩌면 ‘구구단’의 것이라기보다 이미 자신만의 색이 짙은 소속사나 멤버 일부의 방송 활동에 관한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 구구단 멤버들은 ‘극단’이 콘셉트인 만큼 언제나 ‘다음 이야기’, ‘다음 콘셉트’가 궁금한 그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구구단의 첫 번째 작품이 공개됐으니 대중의 호기심이 구구단의 ‘다음 작품’으로 향할지 지켜볼 일이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