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강한 힙합 콘셉트의 ‘데자 부(Deja Vu)’로 출사표를 던졌던 그룹 소나무가 1년 만에 미니 앨범 ‘넘나 좋은 것’을 발표하고 가요계에 컴백했다. 소나무는 데뷔 당시 독특한 팀 명뿐만 아니라 강한 콘셉트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강렬하고 센’ 음악과 무대를 보여줬던 소나무가 새롭게 선보이는 ‘바비인형’ 콘셉트는 어떤 모습일까.
소나무는 29일 서울 잔다리로 예스24 무브홀에서 미니 앨범 ‘넘나 좋은 것’의 발매 기념 공연을 열었다. 음반 발매를 1시간 앞두고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소나무는 초반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새로운 앨범의 타이틀곡 ‘넘나 좋은 것’을 열창하며 1년 만의 컴백을 알렸다.
무대에 오른 소나무는 예전과는 전혀 다른 무대를 보여줬다. 리더 수민은 이번 활동에 대해 “이전 앨범과는 다르게 소녀 감성으로 돌아왔다”고 보다 밝고 여성스러워진 콘셉트를 강조했다. 의진은 타이틀 곡에 관해 “한 소녀의 톡톡 튀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곡”으로 설명하며 포인트 안무인 ‘넘나 좋은 것’춤과 ‘꺅춤’을 직접 설명해 보이기도 했다.
발랄하고 귀여운 곡에 맞춰 포인트 안무가 무대의 중요한 부분이 된 것은 물론 의상과 화장 등도 전작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멤버 뉴썬은 이번 활동을 위해 공백기에 “10Kg정도를 감량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소나무는 자신들의 변화에 매우 만족한 모습이었다. 민재는 “힙합 콘셉트도 좋았지만, 이런 소녀스러운 콘셉트를 꼭 해보고 싶었다”며 “멤버들의 나이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고 말해 이번 콘셉트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소녀로 변신했지만 소나무의 장점이었던 강렬한 무대와 아주 멀어진 것은 아니다. 의진은 “밝고 경쾌한 곡이지만 안무에 군무적인 요소를 많이 넣었고 치어리딩을 하는듯한 안무에서는 소나무 특유의 씩씩함을 표현하며 신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평소 힙합에 열정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뉴썬은 ‘팀의 변화가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소나무의 새로운 콘셉트를 통해 또다른 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며 “힙합에 대한 열정은 작사와 작곡 참여로 풀겠다”고 말했다. 뉴썬은 작곡가 마르코와 함께 이번 앨범 수록곡 ‘비에프(B.F)'의 작사·작곡·편곡에 참여했다. 뉴썬 뿐만 아니라, 디애나 역시 전작에 이어 다시 한 번 작사에 참여했다.
멤버들은 긴 공백기 동안 외적인 변화만이 아니라 ‘성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수민은 “긴 공백기 동안 회사와 멤버 모두 조바심 내기보다 더 좋은 앨범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오래 닳지 않는 건전지 같은 그룹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소나무는 자신들의 롤모델로 그룹 소녀시대를 뽑았다. 소녀시대처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 언젠가는 소나무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소나무는 여자의 변신은 무죄이기에 이번 앨범을 통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히 이번 앨범은 소나무의 전작이 잘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귀엽고 경쾌해졌다. 하지만 올 여름 발랄하게 사랑을 노래하는 여성 아이돌 그룹은 너무 많고 그 안에서 소나무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오랜 준비 끝에 전혀 새로운 콘셉트로 돌아온 소나무의 변신이 기회가 될지는 두고 볼일이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