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거의 모든 언론들이 한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 초선 의원이 무리하게 갑(甲)질을 한다는 게 보도 내용의 핵심이다. 문제의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끝까지 변호했던 더불어 민주당 서울 은평 갑 박주민 의원이다.

갑질 의혹은 박 의원이 개인정보까지 요구해서다. 그런데 무리한 자료요구에 갑질이라는 것은 마치 누가 좀 그렇게 써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혈기 넘치는 초선의원의 다이내믹한 의지의 표현으로 생각하면 간단히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감시기관인 국회에서 의원이 피감기관에게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거 하라고 국민을 대표해서 그 자리에 앉힌 거다. 박 의원과 그 의원실 보좌진들이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입장바꿔 반대로 그게 갑질인가? 되묻고 싶다. “갑질입니까?”

국회의원의 자료요구는 정당한 입법행위다. 국민이 준 권한을 가지고 무리하게 갑질을 하려는 게 아니라 박 의원은 국민을 위한 제대로 된 감시를 하기 위해서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한 것이다. 열정을 가지고 일한 국회의원에게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라며 비난하는 격이니 같은 언론으로서도 부끄럽다.

보통 국회의원이 피감기간에 자료요구를 하는 것은 국정감사 때 가장 많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거의 자료요구를 안하는 게 일상화 됐다. 달리 말하면 국회의원들은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 듯, 의원 뺏지만 달았다하면 국민의 혈세만 좀먹으면서 도통 일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국민의 녹을 받아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을 잘못했다고 꼬집는 자체가 결탁이고,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언론의 집중보도 뒤에는 경찰의 수작업이 존재할 가능성이 짙다. 이정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시곤 전 KBS보도국장에게 세월호 참사 보도관련 내용만봐도 그렇다. 그렇다면 경찰은 왜 감시기관의 손발을 묶으려 했을까?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이를 두고 경찰이 언론을 통해 박주민을 압박하기 시작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초반에 기를 죽여, 경찰이 앞으로 뭘 하든 손도 대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 같은 거다.

사실 박주민 의원은 경찰의 개인 통장 내역을 요구한 게 아니었다. 경찰서장 근무 중 관서 내 부당한 알력행사로 재산을 편취했는지 혹은 경찰서장이 4촌이내 인척을 경찰서 임시, 계약직으로 채용했는지 조사해보려고 자료를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갑질이라고 비난을 하니 어불성설이라고 하는 이유다. 물론 개인정보를 요구한 것은 누구에게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결코 피감기관 감시하라고 국민이 준 권한을 남용했거나, 사적으로 이용한 적은 없어 보인다. 그저 게으른 국회의원들보다 부지런하게 사명을 다 한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다.

보도가 나가자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보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박주민 의원에 대한 응원 글과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내용은 “힘내라” “역시 박주민” “경찰 그동안 편했지”등등의 내용이다.

국회가 오죽 일을 안 했으면, 일 좀 하겠다는 의원의 발목을 잡는지 참 한심한 노릇이다. 수갑 잊어먹고 성추행에 성폭행을 일삼는 일부 경찰들은 반성해야 한다. 엉뚱한 짓은 지금으로도 족하다. 
조규봉 기자 ck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