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분양권 불법거래 단속에 이어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까지 강화하면서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3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은 0.36% 올라 상승폭이 전주(0.52%)보다 0.16%포인트 낮아졌다.
올 들어 강남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강남구는 전주(0.30%)의 절반 수준인 0.16% 오르는 데 그쳤다.
실제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 41.98㎡형은 지난 5월 말 8억9000만원에서 한 달 새 7000만원 넘게 오른 9억 6000만원까지 호가가 뛰었다가 닷새 만에 3000만원이 빠져 9억3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최근 강남권에 있는 부동산중개업소 상당수가 문을 닫은 상황이다.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자 거래가 급감하고 호가도 떨어지는 등 아파트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분양권 불법거래 단속에 나서자 문의 전화가 확연히 줄었고 거래도 줄었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7월 1일 입주자 모집 공고일을 기준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를 수도권과 광역시는 1인당 6억원, 지방은 1인당 3억원으로 제한했다.
특히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아예 보증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강남권의 경우 신규 분양 계약자는 분양가의 60%에 달하는 중도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 분양을 앞둔 강남 재건축 단지의 고분양가 행진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7월 분양예정으로 개포지구 최고 분양가 갱신을 예고했던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의 경우 분양가를 인하하고, 일정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지난달 30일까지 분양 승인을 받지 못해 중도금 대출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재건축 과열 단속 이후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되는 양상이지만 오름세가 완전히 꺾이기보다는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