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환불은커녕 위약금 폭탄… 인터넷강의 소비자 피해 주의

[봉기자의 호시탐탐] 환불은커녕 위약금 폭탄… 인터넷강의 소비자 피해 주의

지난해 접수된 피해 497건 중 계약 해지 관련 사례 82%

기사승인 2016-07-13 07:30:06

 

 

조규봉 기자▶ 일명 인강이라고 부르는 인터넷 강의. 요즘 참 많이 활용하죠. 영어 등 어학시험이나 자격증 획득을 위해 많이 듣는데요. 자신이 필요한 시간에 들을 수 있는 데다, 학원 강의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한 계약 내용을 알아보지도 않고 무조건 계약하다가는 피해를 볼 수 있겠습니다. 인터넷 강의를 신청했다가 환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서인데요. 계약 때, 미리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오늘 봉기자의 호시탐탐 주제는 인터넷 강의입니다. 요즘 인터넷 강의 정말 많이 들으시죠. 자기 개발을 위해 공부하는 성인 뿐 아니라, 대학생, 중 고등학생도 인터넷 강의를 통해 공부하고 또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만큼 그에 대한 피해 사례도 늘고 있나 봐요. 봉기자, 피해 사례가 그렇게 많이 나오고 있나요?

조규봉 기자▶ 네. 그렇습니다. 최근 3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인터넷 강의 관련 소비자 피해는 모두 1,440여 건이었는데요. 그 피해 내용을 살펴보면요. 일단 계약 해지 관련 피해가 가장 많았습니다. 지난 해 접수된 피해 497건 중 계약 해지 관련 사례가 82% 였거든요.

김민희 아나운서▷ 그 계약 해지 피해 사례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를 말하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 계약 해지 관련 피해는 할인과 환불 보장을 내걸고 장기 계약을 유도한 뒤, 소비자가 해지를 요청하면 거절하거나 위약금을 과다하게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보통 인터넷 강의는 한 달로 끊어서 계약하지 않는데요. 그건 6개월 코스. 1년 코스로 계약하면 그 금액을 할인해주기 때문입니다. 또 과목을 묶어서 계약하면 추가 할인을 해주기도 하고요. 물론 별 문제없이 계약이 끝날 때까지 수강하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 문제가 생기는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죠. 자신이 편한 때에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 시험 준비를 포기할 수도 있고. 또 그 강의가 자신의 공부 스타일과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럴 경우, 정당하게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낸 돈을 환불받으면 되는 건데. 왜 문제가 생기나요?

조규봉 기자▶ 평생교육법에 의하면 인터넷 교육 서비스의 경우, 계약기간 중 언제든지 해지가 가능하고요. 그 경우, 별도 위약금 없이 해지 시점까지 경과된 수업 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학습비를 부담하면 됩니다. 하지만 거기서 일부 업체들의 배째라식 영업이 나오는데요. 할인된 금액으로 환불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원래 책정된 정가를 기준으로 환불을 해주는 경우가 많거든요. 또 계약서에 해지 관련 규정이 있다며, 환불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많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해지 관련 규정 이야기가 나와서 그러는데요. 그 내용이 궁금해요. 만약 자신이 직접 사인한 계약서에 해지 불가라는 규정이 있으면, 그 경우는 환불을 받을 수 없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 아마 그렇게 생각해서 해지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환불 받기를 포기하셨던 분들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정확하게 알아두십시오. 만약 계약서에 해지 불가하다는 고지가 있더라도, 법적으로 해지가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소비자들이 먼저 그 내용을 제대로 알고 대응을 해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그 내용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다음 질문 드릴게요. 이런 피해는 주로 어떤 연령층이 많이 당하나요? 아무래도 성인이 가장 많은가요?

조규봉 기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 피해자가 가장 많고요. 30-40대도 자녀를 위해 강의를 계약했다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용자별로 보면 초, 중, 고생 피해가 51.0%로 절반을 넘었고요. 일반인 28.2%, 대학생 19.1%의 순이었는데요. 초, 중, 고생 피해의 경우는 위약금 등 과다공제, 계약 해지 후 환급 지연 등 계약 해지 관련 피해가 87.4%에 달했고요. 대학생들은 계약 해제와 해지 거절, 미성년자 계약 취소 거절 등의 피해가 많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학생들이 입는 피해가 만만치 않군요. 그리고 얼마 전 대학생들이 집단으로 인터넷 강의 환불 관련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 장소가 바로 학교에요. 봉기자, 대학교 강의실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조규봉 기자▶ 한 대학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인데요. 그 학교 신입생 21명은 지난 3월 초 교양 수업 직후, 강의실로 찾아온 컴퓨터 자격증 관련 인터넷 강의업체 직원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의 권유에 따라 1인당 수강료 39만 원짜리 인터넷 강의 수강 계약서에 서명을 했는데요. 학생들의 계약 총액은 800여만 원에 이를 정도로 큰 금액이었지만요. 업체 사원이 매달 5500원의 수강료만 내면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다고 홍보해 다들 큰 부담 없이 계약서에 서명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매달 5500원은 학생들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다들 서명했을 텐데요. 그게 왜 문제가 된 건가요?

조규봉 기자▶ 한 달여 뒤 업체 측에서 학생들에게 6년 치 개별 수강료 39만 원 전액을 즉시 납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그 업체에서 계약철회 가능 기간인 14일이 지나자, 소속 판촉 사원 설명과 달리 갑자기 6년 치 수강료 전액을 선납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업체에서는 전체 수강료를 월로 환산하면 5500원이라고 설명했을 뿐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자신들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서명한 계약서에 명시된 세부 내역대로 수강료 납부를 촉구하고 있다는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러니까 학생들은 한 달에 5500원씩 낼 줄 알았던 거지, 한 번에 39만원을 완납해야 하는 줄은 몰랐다는 거고요. 청약 철회 기간이 지나자, 대금 납부 독촉이 시작됐다는 거군요. 학생들과 업체가 왜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봉기자, 왜 이런 피해 사례가 계속 이어지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 이런 상황처럼 계약 해제와 해지 피해가 많은 것은 해당 업체들이 주로 무료, 특별 과정 신청 등으로 프로그램을 안내하기 때문입니다. 또 납부해야 하는 금액에 대한 내용을 구두로 들었기 때문에 증명할 길이 없고요. 학교 강의실에서 이루어진 계약이니만큼 학생들은 자신들이 피해를 당했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죠. 그래서 이런 경우, 뒤늦게 피해 사실을 깨닫는 사례가 많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결국 계약 내용. 그러니까 내야 할 금액과 납부 방법. 환불 내용까지 정확히 계약서에 기록해두는 것이 좋을 텐데요. 봉기자, 인터넷 강의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나요?

조규봉 기자▶ 일단 가장 중요한 건, 무료, 환불 보장 등 사업자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요. 그 강의가 자신에게 꼭 필요한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꼭 필요하거나 듣고 싶었던 강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료라는 단어에 혹해서 계약을 했다가는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으니까요.

김민희 아나운서▷ 그리고 계약서 작성과 그 내용도 꼼꼼하게 확인해야겠죠?

조규봉 기자▶ 네. 그렇죠. 신청서나 계약서 작성 시 중도 해지 위약금 산정 기준 등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하고요. 계약 해지 시 사업자에게 가급적 내용 증명을 우편으로 발송하여 의사 표시를 명확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인터넷 강의 잘 고르는 법도 알려주세요.

조규봉 기자▶ 네. 일단 화려한 광고와 스타 강사들만 보고서 기대를 안고 비싼 강의를 결제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 경우, 한 두 강의 정도 수강하다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죠. 결국 그건 자신의 현 상태를 모르기 때문인데요. 인지도가 높은 스타 강사의 강의라고 해서 모두 학습 효과를 보는  건 아니니까요. 강사는 강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강사에 대한 생각은 개인차가 심하다는 점 역시 기억해야 합니다. 남들이 좋다는 강사를 무조건 선택하면 곤란하다는 거죠. 샘플 강의가 있는 곳이라면 좋겠지만, 없는 업체라면 강의 평이나 수강 후기를 확인하고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자기 자신은 스스로가 가장 잘 아니까요. 그리고 또 어떤 점을 고려해야 인터넷 강의를 잘 고를 수 있을까요?

조규봉 기자▶ 다음은 수강 기간인데요. 일단 수강 기간은 내 스케줄에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강사의 강의가 있어 수강을 하려고 보면, 수강 기간이 짧거나 횟수 제한이 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피치 못할 사정이나 학습 능력에 따라 그 기간 안에 강의를 모두 이용하지 못한다면 손해가 생기니까요. 그럴 경우, 프리패스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대체로 1년 동안 제한 없이 전 강의를 수강할 수 있어 여유롭거든요. 하지만 수강 기간에 제한이 없다는 생각에 늘어질 수 있는 것이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자신의 스케줄 역시 확인 후 들을 강의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죠. 그리고 또 어떤 점을 알아두면 좋을까요?

조규봉 기자▶ 콘텐츠 퀄리티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인강이라고 해서 다 같은 강의가 아니잖아요. 과거의 인강이 오프라인 강의 현장을 그대로 녹화한 것이었다면, 현재는 대부분 온라인 강의만을 위해 스튜디오에서 따로 제작하기도 하거든요. 다만, 온라인 강의의 특성상 지루하거나 늘어지는 강의는 끝까지 집중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그 퀄리티도 꼭 확인해야 하죠.

김민희 아나운서▷ 네. 잘 알겠습니다. 그 내용들만 잘 기억해두어도 인터넷 강의를 고르는 데 도움이 되고,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오늘 호시탐탐에서는 인터넷 강의로 인한 피해 사례와, 그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들까지 알아봤습니다.
조규봉 기자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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