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막말로 논란을 일으킨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이번엔 도의원을 '무뢰배'에 비유했습니다.
홍 지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회의 본질적인 기능은 집행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의원이 본질적인 기능을 도외시하고 집행부를 조롱하고 근거 없이 비방하고 하는 일마다 음해로 일관한다면 그런 사람을 도민을 위한 의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 3년6개월 동안 도정을 수행하면서 극소수 일부 야권의원들이 도의회를 폭력으로 점거, 도의회 기능을 마비시키고 하는 일마다 비방과 음해로 일관하며 도청 현관에 드러누워 농성하고 외부 좌파단체와 연계해 불법시위를 일상화하는 것을 보아왔다"며 "이제부터는 그런 행동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방의회 의원 대부분은 도민을 위해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고 계시지만 극히 일부 의원은 의원이라기보다 무뢰배에 가깝다"며 "더는 이러한 무뢰배의 행동을 묵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죠.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지난 12일 정의당 여영국 경남도의원은 "홍 지사가 자신이 임명한 공직자와 공무원 산하기관장·직원들이 진보교육감 주민소환 청구 허위서명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며 경남도의회 회의장 입구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제338회 도의회 임시회에 참석차 이곳을 찾은 홍 지사에게 여 의원은 "이제 결단하라"면서 퇴진을 요구했고, 홍 지사는 "2년간 단식해봐. 2년 후에는 나갈 테니까"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자신의 남은 임기 동안에는 단식해도 소용없다는 의미입니다.
이후 여 의원은 도의회로 입장하는 홍 지사에게 "책임지라"며 소리치자 홍 지사는 몸을 돌려 "쓰레기가 단식한다고…."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홍 지사는 도의회가 산회하고 도청으로 돌아가면서 자신의 '쓰레기 발언'에 책임을 요구하던 여 의원에게 "(도의회 앞에) 쓰레기를 치워달라는 이야기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홍 지사는 또 차에 올라타며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여 의원은 결국 지난 13일 홍 지사를 모욕죄로 검찰에 고소했고, 야권 5개 정당은 사과와 함께 홍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상황이 악화됐음에도 도의원을 다시 한 번 무뢰배에 비유하며 ‘막말’을 남긴 홍 지사.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문제는 홍 지사의 ‘입’이 문제가 된 게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는 2009년 야당의 추미애 의원에게 "일하기 싫으면 집에 가서 애나 봐라. (국회의원) 배지 떼라"라는 성차별 발언을 했습니다. 2011년, 민감한 사안에 관해 묻는 한 여기자에게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 버릇없게"라는 폭언을 하기도 했고요. 같은해 10월에는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대(이화여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 같잖은 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남습니다.
2012년, 자신의 입장을 제지한 한 방송국 경비원에게 "넌 또 뭐야. 너희들 면상 보러 온 게 아니야. 네까짓 게"라는 말을 했죠.
이 정도면 막장 드라마에 나온 대사라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숱한 막말과 반복되는 사과에도 변하지 않는 홍 지사의 입. 폭언을 쏟아내는 그의 입은 언제쯤 멈출 수 있을까요.
반성은 그를 도시자로 만들어 준 우리도 함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