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에서 이뤄지는 대우건설 차기사장 선정…낙하산 인사도 동원

밀실에서 이뤄지는 대우건설 차기사장 선정…낙하산 인사도 동원

임기 만료 후 후보군 조차 선정 못해

기사승인 2016-07-15 07:00:00

대우건설 차기 사장 선임 과정이 밀실에서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 여당에서 내려온 낙하산 인사까지 동원돼 '정치권 내정설'로 온갖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14일 대우건설 차기 사장 후보가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과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으로 압축됐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는 지난 13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지원자 30명 중 서류전형을 통과한 5명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PT) 등 면접을 거쳐 조 전 부사장과 박 상임고문을 신임 사장 후보로 결정했다.

후보에 오른 5명은 강승구 전 푸르지오서비스 사장,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 원일우 전 금호건설 사장,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등이다.

최종 선정된 두 후보 중에서도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이다. 

박창민 후보는 여당과 관련된 낙하산 인사라는 말이 무성하다. 대우건설 노조는 박창민 후보가 확실한 외부 낙하산 인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박 후보는 한국주택협회 회장 직을 수행하며 쌓아온 정치권 인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실제 박창민 후보는 지난 1979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건축본부를 거쳐 영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현대산업개발의 사장으로 있었으며, 이후에는 비상근 상임고문으로 지내오고 있다. 최근까지 한국주택협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노조는 또 박 후보가 해외사업 경력 부족과 큰 규모의 조직을 이끌어 본 경험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대우건설 사장 공모 시 지원자격요건에 분명히 해외 수주능력을 공지했지만 해외 수주능력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후보가 최종 후보까지 올라온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집행부 긴급회의를 열고 낙하산 인사 저지를 결의했고, 앞으로 반대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사추위가 열리기 전인 13일 오전까지만 해도 원일우 전 금호건설 사장과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최종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추위 회의가 열리기 직전 원일우 전 금호건설 사장이 탈락하고 조응수 전 대우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원일우 전 금호산업 사장은 사추위 내부에서 호감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우건설이 금호아시아나와 결별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아 '금호'라는 꼬리표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단 몇 시간 만에 최종 후보 2명의 이름이 뒤바뀌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결국 누군가의 입김이 작용해 사장 인선 과정이 비정상적인 경로로 진행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이 7월 14일자로 현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 상황에서 경합 후보군조차 추려지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대우건설 사추위는 20일 최종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선임한 뒤 오는 21일 이사회를 통해 신임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 달 5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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