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9년 동안 축사에서 노예 생활을 한 지적장애인이 60대 부부에게 학대를 당한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했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19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청주시 오송읍 고모(48·지적장애2급)씨의 집에서 2차 피해자 조사를 벌여 폭행과 학대를 당한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다.

고씨가 19년간 강제노역했던 김모(68)씨 소유 축사에서 CCTV 4대의 저장장치를 확보해 분석한 경찰은 폭행 정황 등 증거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고씨의 피해자 진술, 김씨 부부와 마을 주민의 참고인 진술 등을 토대로 장애인복지법과 근로기준법 위반에 초점을 맞춰 보강 수사를 병행하고 있다.

고씨는 "주인에게 매를 맞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이날 2차 조사에서 고씨는 "예", "아니오"로 단답형으로 답변하기 보다는 당시 상황을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1차 조사 때 보다 상세하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축사에서 소똥을 치우는 일을 하고 혼자 밥을 먹고, 빨래도 했다"며 "축사에는 다시 돌아가기 싫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동안 김씨 부부가 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식사를 제때 주지 않고, 머리를 쥐어박는 등 고씨를 학대한 정황을 확인해 증거를 보강하는 데 주력했다.

고씨의 몸에 있는 긁힌 흉터와 다리의 수술 흔적 등이 폭행이나 학대에 의한 것인지 규명하기 위해 정형외과 정밀검진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곧 김씨 부부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임금 착취, 학대 여부를 조사한 뒤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