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들었어?]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는 아이돌 비스트·원더걸스·여자친구

[어떻게 들었어?]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는 아이돌 비스트·원더걸스·여자친구

기사승인 2016-07-20 10:52:03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하루에도 몇십 장의 앨범이 쏟아진다. 대한민국 가요계는 바야흐로 앨범 범람 시대. 그중 화제가 되는 앨범을 듣고 리뷰해 본다. 7월 셋째 주 주인공은 자신들만의 음악을 들려주는 아이돌 비스트, 원더걸스, 여자친구다.

비스트 ‘하이라이트(HIGHLIGHT)' 2016.07.04 발매 : 비스트는 이제 발라드 장르에서는 일정 이상의 경지에 오른 듯 보인다. 용준형이 비스트의 프로듀싱을 맡은 이후 여름에 출시해온 댄스곡에 비해 겨울 발표곡이나 발라드가 대체로 훨씬 훌륭했다. 이는 비스트의 보컬이나 곡 소화 능력, 쌓여온 경험 등을 통해 만들어진 일종의 '강화'에 가까운 변화 때문이고, 비스트 본인들도 이런 장점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이번 앨범을 통해 드러난다. 

멤버 장현승의 탈퇴 등 위기를 겪으며 남은 멤버들이 더욱 견고해진 것이 앨범 전체에서 묻어난다. 이전까지는 양요섭의 보컬이 특히 돋보였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다른 멤버들의 보컬 역량이 두루 좋아졌다. 다만 도입이나 후렴에서 장현승이 아닌, 용준형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아직까지는 낯설다.

원더걸스 ‘와이 소 론리(Why So Lonely)’ 2016.07.05 발매 : 대한민국의 어느 누구도 한 달 전까지는 그룹 원더걸스가 레게를 들고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레게는 장르 특성상 한국에서는 유구히 신선해왔던 음악이지만 원더걸스의 레게라 더욱 신선하다. 밴드 체제로 팀을 정비한 후 본인들이 연주할 수 있는 능력과 영역에 대한 고민을 한 흔적이 앨범 전반에서 느껴진다. 타이틀곡 ‘와이 소 론리’는 전체적인 멜로디가 좋다. 특히 후렴구에서 코러스와 멜로디가 주고받는 부분은 아름답다고 표현할 만하다.

여자친구 ‘엘오엘(LOL)' 2016.07.11 발매 : 이전 앨범의 인트로가 훌륭했던 만큼 이번 정규앨범의 인트로도 훌륭하다. 최근 인트로로 하나의 트랙을 할애하는 앨범이 드문 만큼 돋보이는 구성이다. 데뷔 당시 여자친구는 음악적인 측면에서 특정한 그룹을 오마주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웠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열심히 해 온 것이 이번 정규앨범을 통해 드러난다.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달려가는 드럼 비트, 록 요소가 강한 기타 리프, 어쿠스틱 피아노나 단음으로 이어지는 신디사이저 소리로 이루어져 있다. 이처럼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유행했던 사운드와 예상 가능한 진행은 분명 새로울 것이 없지만,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이 이 앨범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이는 우리가 이미 무대 위의 여자친구가 어떠한 모습인지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다만 앨범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반전할 만한 트랙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다소 아쉽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곡을 듣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번 앨범이 미니앨범이 아닌 정규앨범이기 때문에 더욱 아쉬운 지점이다. 

★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 다수의 기획사, 공연 A&R팀을 거쳐 작곡을 업으로 삼고 있는 김땅콩(예명, 32)이 가요계 최신 앨범을 리뷰합니다. (정리·인세현 기자)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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