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사드 앞에서 참외 깎아 먹겠다" vs 성주군민 "원한다면 언제라도"

민경욱 "사드 앞에서 참외 깎아 먹겠다" vs 성주군민 "원한다면 언제라도"

기사승인 2016-07-21 16:45:58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레이더 앞에서 성주 참외를 깎아 먹겠다고 한 새누리당 민경욱 의원의 발언을 두고 경북 성주 군민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성주 군민 2000여 명은 21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의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주 군민 도모씨는 민 의원을 향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너나 많이 깎아 먹으라”며 “담배 한 개비 피우는 사람과 맨날 피우는 사람이 같다고 생각하나. 성주 군민은 사드가 한반도에 존재하는 한 매일 방사능에 노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민 김모씨 역시 "목숨 걸고 반대 시위를 하는 군민 앞에서 국회의원이 할 말이냐"며 "검증도 되지 않은 것을 안전하다고 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렇게 원하면 사드 레이더 앞에 참외 농사를 지어 매년 보내주겠다"며 "언제라도 좋으니 방사능 참외 먹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이부영 전 국회의원은 연대사에서 "아침에 성주 참외 깎아 먹고 나왔다. 그렇지 않으면 예의가 아니다"라며 "참외 농사 제쳐놓고 뜨거운 여름철에 서울역 광장까지 상경해야 하는 성주 군민의 처지를 생각하니 화가 난다"고 말해 큰 호응을 받았다.

또 한 투쟁위 관계자는 "성주 군민 60% 이상이 참외 농사를 짓고 있다"며 "벌써 '전자파 참외'라는 괴소문이 돌며 서울 도매시장에서 성주 참외 판매량이 급감했다"고 토로했다.

앞서 민 의원은 지난 20일 긴급현안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농작물이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드 레이더)앞에서 맛있는 성주 참외를 깎아 먹고, 남은 참외는 우리 어머니를 갖다 드리겠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민 의원은 “이종명 의원이 한민구 국방부장과 사드 전자파 실험에 함께한다고 하셨는데 저도 참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저는 인체에 무해하고 농작물에도 전혀 없음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또 민 의원은 사드를 거북선에 비유, “사드는 우리 영토와 국민의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어용 미사일”이라며 “귀선(거북선)은 적을 무찌르기도 했으나 독특한 모습으로 적에게 위협을 줘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수미, 정진용 기자 min@kukinews.com

사진=박효상, 박태현 기자 tina@kukinews.com

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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