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갑순이’ 문영남 작가의 2016년 버전 가족극, 또 통할까

‘우리 갑순이’ 문영남 작가의 2016년 버전 가족극, 또 통할까

기사승인 2016-08-01 17:29:10


KBS2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 SBS 주말드라마 ‘조강지처 클럽’ 등 매 작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문영남 작가가 2년 만에 신작 주말극 '우리 갑순이'로 돌아온다. '우리 갑순이'는 ‘우리 시대 결혼과 부부의 삶을 긍정적으로 그려갈 가족 드라마’라는 설명이 붙어있으나, 짧은 설명만으로는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어떤 드라마일까. 주연으로 발탁된 네 명의 배우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가진 갑순이와 갑돌이 가족의 차이에서 시작되는 드라마"라고 입을 모았다. 

1일 오후 2시 서울 도산대로 한 식당에서 열린 SBS 새 주말드라마 ‘우리 갑순이’의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김규리는 갑돌이(송재림) 가족과 갑순이(김소은) 가족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김규리는 “갑순이네는 너무 착한 사람들이라 응원하고 싶고, 갑돌이네는 열심히 산다기보다는 마음 내키는 대로 사는 사람들”이라며 “갑돌이 누나인 내가 민망할 정도다. 갑순이와 갑돌이 가족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어낼지 나도 궁금하다”고 비교해서 이야기했다.

극 중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갑돌이와 교사를 꿈꾸는 갑순이는 사귄 지 10년 된 연인사이다. 우연한 계기로 두 사람이 결혼에 이르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다. 부잣집 딸과 결혼해 데릴사위로 살고 있는 갑순이 오빠 신세계(이완)와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즉 내일 없이 사는 갑돌이 누나 허다해(김규리)도 등장한다.

독특하고 직접적인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문영남 작가의 트레이드마크다. ‘우리 갑순이’에서도 각 인물들의 이름은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고 있다. 송재림은 자신의 극 중 이름인 갑돌이에 대해 “드라마 주제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라며 “갑과 을의 의미도 있겠지만, 중의적으로 갑갑해서 갑돌이, 까불어서 깝돌이가 되기도 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김소은은 “갑순이라는 이름을 듣고 너무 친근했다”며 “어머니가 이름이 귀엽고 친근하다고 하시며 좋아하셨다. 어르신들이 봤을 때 귀에 들어오는 이름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규리는 “문 작가가 첫 만남에서 ‘너 같은 애들이 허다해서 허다해야’라고 말하셨다”며 이름의 의미를 전했다. 이완은 “극 중 누나 이름은 재순이고, 여동생은 갑순이”라며 “내 이름 신세계는 세련돼서 맘에 든다. 형제 중 혼자 아들이라서 작가님이 신경을 많이 쓰셨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네 명의 주연 배우 얘기를 듣다보니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문영남 작가, 부성철 PD와의 사전 만남에 대한 얘기가 빠지지 않고 나온 것이다. 그만큼 작가, 감독과의 만남이 출연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다.

김규리는 운동하러 가다가 받은 전화 한 통으로 출연 기회를 잡았다고 전했다. 김규리는 “운동을 하다가 무슨 미팅인지도 모른 채 아는 대표님 얘기만 듣고 바로 여의도 카페로 가서 작가님을 만났다”며 “머리도 제대로 말리지 못한 상태였는데 작가님이 그 모습을 너무 좋아하시더라. 작가, 감독님 성함만 듣고 출연하게 됐다. 그 자리에서 1~4부 대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송재림도 “작가님과 미팅을 하면서 술을 마셨다”며 “카페에서 처음 만나 대본을 받고, 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환경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재밌게 들어주시더라. 갑돌이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첫 만남에 대해 전했다.

김소은은 “갑작스럽게 연락을 받고 첫 미팅을 가졌다”며 “대본 4권을 주시더니 읽어보게 하셨다. 짧은 시간에 갑순이의 감정을 많이 이입시켜주셔서 갑작스러웠지만 크게 부담스럽거나 어렵지는 않았다”고 당시 기억을 회상했다.

갑돌이, 갑순이로 호흡을 맞추게 된 송재림, 김소은은 이미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가상부부로 긴 시간을 보냈던 경험이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 커플이 실제 드라마에서 연인으로 연기를 하게 된 드문 경우다.

이에 대해 송재림은 “드라마가 50부작으로 길다”며 “김소은과 그보다 더 긴 시간을 함께 해왔기 때문에 심적인 부담이 덜하다. 낯가림이 전혀 없어서 첫 촬영부터 편했다”고 김소은과 호흡하며 느낀 장점을 설명했다. 이어 “김소은과 ‘우리 결혼했어요’를 하면서 갑순이 같은 모습을 이미 많이 봤다”며 “남자를 잡는 것과 드세고 억척스러운 점 등이 그렇다”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소은은 “‘우리 결혼했어요’를 할 때도 농담으로 ‘나중에 드라마에서 만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하곤 했다”며 “그런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니까 반갑기도 하고, 예전 생각도 난다. 10년 사귄 연인의 모습을 잘 담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우리 갑순이’는 김수현 작가의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 거야’ 후속으로 8월 말 첫 방송될 예정이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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