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홍석경 기자] 너무 높은 주가…액면분할로 개인 투자 기회 넓혀야

[기자수첩/홍석경 기자] 너무 높은 주가…액면분할로 개인 투자 기회 넓혀야

기사승인 2016-08-10 17:35:54

올 하반기 들어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하면서 모처럼 주식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와 함께 기업들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며 국내 주식시장을 강세로 이끌고 있다.

요즘처럼 기업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는 시점에서는 주주들에게 매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상대적으로 주당 가격이 높아지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기회는 오히려 줄어든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 하나만 봐도 총수일가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50%이상은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기관 다음으로 높지만 이같은 이유로 높은 가격의 종목을 개인이 사고 파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특히나 삼성전자처럼 주당 100만원이 넘어가는 종목의 경우 개인투자자 비중이 훨씬 적다.

이에 소액 투자자들의 주식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주주환원 정책이 바로 액면분할이다. 액면분할은 기존 발행주식을 일정비율로 나눠 발행주식의 총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예를들면 액면가액이 1만원 짜리 1주를 둘로 쪼개 5천원 짜리 2주로 만드는 경우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주가가 너무 올라 시장에서 거래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 실시하기도 하지만 액면 분할은 개인에게 투자기회를 넓혀주는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실 액면분할을 한다고 해서 기업 입장에서 득을 보는건 없다. 비싼 주식을 절반으로 낮추는 것이기 때문에 거래 활성화 등을 유동성을 공급해주는데 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액면분할을 실시하게 되면 장기적으로도 주식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좋은점이 수 없이 많다. 우선 주가가 낮아지면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해 개인투자자 참여가 늘어나고 개인 투자자는 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유동성이 증대된다.

또한 유동성이 증대되면 환금성이 올라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증대된다. 실제로 삼성SDS(액면 500원)와 제일모직(액면 100원) 등 종목은 액면가가 낮아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늘어난 종목은 유동성 효과로 주가로 짧은 시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의 애플사도 지난 2005년과 2014년 주식분할을 단행해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키웠다. 더불어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로 시가총액이 커지면 유상증자 시 조달금액이 늘어나, 기업투자 확대에도 유리하다.

소액 주주들의 참여도 늘어나 기업이 배당을 확대할 때 외국인에 의한 국부 유출 논란도 상당부분 완화된다. 특히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처럼 엘리엇 등 특정 사모펀드에 의한 주식매입이 어려워져 경영권 방어에도 용이하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774개 기업중 액면분할을 실시한 기업은 128개로 전체 16%에 그친다. 그마저도 총수일가는 한 군데도 포함되지 않았다.

결국 대기업 총수일가가 주도적으로 액면분할 등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 주식시장에 개인 소액 투자자들을 유도한다면, 요즘처럼 저금리에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이 높아진 시점에 더 없는 사회공헌활동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투자가치가 높다는 말, 즉 투자할 만한 기업이란 건 비싼 가격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투자기회가 많은 기업임에는 분명한 사실이다. 홍석경 기자 hsk8703@kukinews.com
홍석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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