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 부모 10명 중 6명 출산 기피…의료비 지원 정책 절실

이른둥이 부모 10명 중 6명 출산 기피…의료비 지원 정책 절실

기사승인 2016-08-18 11:51:42

[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고령 산모가 증가함에 따라 이른둥이 출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른둥이 부모 중 62%가 추가 출산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년 사이에 출산을 기피하는 이른둥이 부모가 10명 중 4명에서 6명으로 늘어난 수치다. 그 이유는 이른둥이 의료비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신생아학회에 따르면 출산을 기피하는 이른둥이 부모들은 이른둥이 재출산에 대한 우려(32.3%),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27.4%), 태어난 이른둥이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14.7%)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즉 신생아중환자실(NICU) 퇴원 후에도 지속되는 잦은 입원과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신생아학회의 ‘이른둥이 가정의 의료비 부담 및 실태조사’ 결과, 이른둥이 10가정 중 1가정은 자녀의 NICU 퇴원 후 입원, 진료, 재활, 예방접종 등 의료비로 1000만원 이상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8주 미만인 경우 21.7%가 이에 해당돼, 재태기간이 적은 이른둥이일수록 더 큰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NICU 퇴원 후에도 재입원 잦아…주원인은 호흡기 질환

이른둥이는 만삭아와 달리 신체가 완전히 발달되지 않은 채 태어나기 때문에 먼역 기능이 떨어져 각종 감염 등이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상급종합병원의 방문과 입원, 재활치료 등 생후 2~3년 동안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2016 대한신생아학회 이른둥이 부모 대상조사 결과, 이른둥이 4명 중 약 1명(24.6%)은 NICU 퇴원 후 재입원을 했으며, 재입원의 원인으로는 호흡기 감염(37.7%)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른둥이는 폐가 완전히 성숙되지 못한 채로 태어나는 경우가 많아 호흡기 질환이 취약하다보니, 이로 인해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42.4%를 차지했다.

또한 NICU 퇴원 후 종합병원에서 다양한 진료과를 자주 방문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로 방문하는 진료과는 소아청소년과(35.7%)에 이어 안과(27.3%), 재활의학과(18.4%), 이비인후과(7.9%), 외과계(6%) 등으로 다양했다. 2013 대한신생아학회 조사통계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른둥이는 NICU 퇴원 후 1년간 평균 27회 외래를 방문하고 있었다.

◇치료비 쫓기는 이른둥이 가정, NICU 퇴원 후 정부 지원 절실

이른둥이 가정은 NICU 퇴원 후에도 지속적으로 심리적·경제적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신생아학회에 따르면 NICU 퇴원 후 의료비 지출 현황으로는 입원 및 수술비와 외래진료비, 미숙아 호흡기 바이러스 예방접종비, 보조장비 이용의 지출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실제로 이른둥이 부모들이 정부 지원으로 가장 절실히 바라는 부분은 의료비 부담경감(61.2%)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대적으로 건강이 취약하고 의료비 부담이 더 큰 재태기간 34주 미만 이른둥이 가정은 의료부담 경감(62.3%)에 이어 재입원·응급실 비용(10.5%), 호흡기 바이러스 예방주사(10.2%), 재활 치료비(7.6%) 등을 필요한 지원책으로 꼽았다.

대한신생아학회 김병일(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회장은 “최근 정부의 저출산 고령화 정책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정작 점차 늘어가는 이른둥이들에 대한 신생아집중치료실 퇴원 이후 의료비 지원이나 경감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이른둥이는 출생 후 2년간 적극적 치료와 보살핌으로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면 저출산 해법이자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yes228@kukinews.com

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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