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업황 안풀리네”…상반기 순이익 지난해 반토막

증권업계 “업황 안풀리네”…상반기 순이익 지난해 반토막

기사승인 2016-09-09 18:34:35

[쿠키뉴스=홍석경 기자] 올 상반기 상위 10개 증권사의 영업력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반토막난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증권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상위 10개 증권사의 반기순이익은 64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2300억원 47% 이상 감소했다. 

상위 10개 증권사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67%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5.46%의 절반수준에 그쳤다. ROE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 일정기간 어느정도의 이익을 내는지를 따져보는 재무지표다.

올 상반기 가진 돈으로 영업을 가장 잘한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이 ROE 8.89%를 기록해 지난해 이어 올해도 영업력 1등을 차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상반기에만 반기순이익 1500억원대를 기록하며 NH투자증권(1260억원)을 넘어섰다.

메리츠종금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는 ROE 2%대를 기록하며 비슷한 영업력을 기록했다. 

상반기 ROE가 높은 순으로는 ▲메리츠종금증권(8.89%)▲NH투자증권(2.76%)▲삼성증권(2.73%)▲신한금융투자(2.34%)▲미래에셋증권(2.20%)▲하나금융투자(2.15%)▲미래에셋대우(2.00%)▲대신증권(1.55%)순이다. 다만 현대증권만 상반기 19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해 홀로 손실을 봤다.

다만 증권업계 ROE는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는 전체적으로 모두 하락했다. 증권사의 분기순이익과 영업이익 악화는 지난해 비해 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 주식시장은 뜨거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원을 웃돌며 자금 유입속도를 올렸고, 코스피 박스권 상단인 2100선 돌파 기대감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호도 높았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너나할것 없이 주가연계증권(ELS)발행에 뛰어 들었고, 업황개선은 투자자들의 거래대금 증가와 ELS 투자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올 들어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말부터 홍콩H지수가 폭락하기 시작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구성한 ELS는 상환시점 크게 떨어졌고,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올 상반기 손실을 면치 못했다.

더불어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영국의 브렉시트로 주식시장은 지난해 비해 변동성이 확대됐고, 이에 증권업계의 수익도 정체된 상황이다.

김지영 IBK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증권업계의 순이익 감소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순금융이익이 떨어졌고, ELS 등 상품운용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증시 호황을 경험했던 전년과 달리 ROE는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업체별 실적에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 특히 ELS 발행 규모가 큰 대형사들의 경우 상품운용 적자가 확대돼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편, 하반기 증권업계는 대형사 중심의 구조개편과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실적에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증권업계는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증권 합병으로 대형사를 중심으로 업계 구조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며 “금융위원회에서 대형IB에 대한 육성전략을 자본규모 4조원, 8조원으로 차등 발표함에 따라 현재 대형사간의 구조 개편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김 연구원은 “업계 구조개편과 맞물려 사업비 효율화는 지속적으로 진행될 개연성이 높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예상에 따른 변동성 확대 우려가 증권주 주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지만 현재 ELS 헤지와 관련된 기초자산은 견조한 흐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hsk8703@kukinews.com
홍석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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