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기자] “옆자리니까 확 패버리라고?” “냅다 차 버릴까?”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포착된 모바일 메시지 내용입니다. 조직 폭력배들이 나오는 영화 속 대사 같기도 한 이 문구는 전희경 새누리당 의원이 보좌진과 나눈 대화입니다. 전 의원은 이날 보좌진과 카카오톡을 이용해 문자를 주고받던 중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에게 막말을 남겼습니다.
“이런 말 같지도 않은 트윗 왜 보내냐. 옆자리니까 확 패버리라고? 지금 주 차뿌까?”
전 의원을 이토록 분노케 한 것은 표 의원이 글이었습니다. 앞서 표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이 어느새 마녀왕국이 되어 있는 듯. 국정 전반에 불합리와 비상식이 넘치고 예측 불가능한 혼돈, 무법과 일방적 폭압. 반만년 역사와 전통, 민주공화 헌법 정신이 되살아 나는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모습을 빨리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죠.
전 의원의 대화 내용이 보도되자 표 의원은 “제 옆자리에 앉아 계신 분이 이런 생각을…. 경찰 국회 경비대에 신변 보호 요청을 해야 하나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전 의원은 결국 표 의원에게 사과했고요. 상황은 이렇게 일단락됐지만, 이를 지켜보던 네티즌은 충격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듯했습니다.
“전희경 같은 사람이 국회의원이라니.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 “수준하고는” “국회의원 자질이 의심될 정도로 한심하네요” “진짜 눈물 날 정도로 부끄럽습니다” “여·야를 떠나서, 본회의 도중 보좌진이랑 저러고 노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갑니까?” “없는 자리에서는 나라님도 욕한다지만 저 정도 언어 수준일 줄이야” “국회의원들 정말 하루 이틀도 아니고 기자들 카메라에 휴대폰 화면 찍혀서 난리 난 사람 한둘이 아닌데 저렇게 조심 안 하고 문자를 하나? 문자 하는 걸 뭐라 하는 건 아니지만, 저렇게 망신당한 사람 여럿 있었으면 알아서 조심해야지”
정치인에게 실망한 국민이 어디 한둘일까요. 앞서 있었던 국회의원들의 막말을 되짚어 본다면 전 의원의 발언은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닐 겁니다. 그러나 국민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막말과 망신 등 구태를 벗어난 국회를요. 품위있는 국회의원, 어려운 주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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