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그룹 크레용팝이 첫 번째 정규앨범 ‘에볼루션 팝 볼륨 원(Evolution pop_Vol.1)’으로 돌아왔다. 미니앨범 ‘에프엠(FM)'을 발매한 후 1년 6개월 만의 컴백이자, 데뷔 5년 만의 첫 정규 앨범이다.
2013년 ‘빠빠빠’ 열풍이 너무 강했던 탓일까. 크레용팝은 이후에도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했지만 대중이 기억하는 크레용팝은 여전히 헬멧을 쓰고 점프를 하는 모습이다. 그런 크레용팝이 오랜 기간 준비한 정규앨범 타이틀곡 ‘두둠칫’으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다.
크레용팝은 23일 오후 2시 서울 잔다리로 예스24 무브홀에서 첫 번째 정규앨범 ‘에볼루션 팝 볼륨 원(Evolution pop_Vol.1)’ 발매 기념 공연을 열었다. 크레용팝은 이날 오는 26일 공개를 앞둔 앨범의 신곡 ‘스케치북’, ‘두둠칫’ 무대와 콘셉트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오랜만에 무대에 선 크레용팝은 1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 활동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한 노래 ‘스케치북’을 열창했다. ‘스케치북’은 크레용팝의 팬클럽 스케치북과 동명의 곡이다. 본 제목은 ‘스케치북’이 아니었지만, ‘이 노래 제목을 팬클럽 이름으로 하고 싶다”는 멤버들의 강력한 주장으로 곡 제목이 바뀌었다.
첫 무대를 마친 크레용팝 멤버들은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 긴장되고 설렌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앨범은 크레용팝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무려 데뷔 5년 만에 발표한 정규앨범이기 때문이다. 멤버 금미는 “앨범명 ‘에볼루션 팝 볼륨 원’은 진화를 뜻하는 ‘에볼루션’과 크레용팝의 ‘팝’을 합친 단어다”라며 “정규앨범에 성장하고 발전한 우리의 모습을 담고 싶어서 이런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크레용팝은 그동안 ‘빠빠빠’의 안무 손동작 아이디어를 내는 등 자신들의 콘텐츠에 적극적인 의견을 내왔다. 이번 앨범은 그런 크레용팝의 성격을 반영해 DIY(Do it yourself) 콘셉트로 제작했다. 멤버들은 선공개곡 ‘부릉부릉’ 티저 영상 연출과 촬영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분야를 세분화해 앨범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멤버 웨이가 홍보와 마케팅, 뮤직비디오에 관여했고 엘린과 금미는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 등을 담당했다. 평소 그림 그리는 것이 취미인 소율은 로고 디자인을 담당해 재킷에 반영하기도 했다.
금미는 “1년 전부터 나팔바지를 입자는 의견을 냈는데, 이번 ‘두둠칫’과 나팔바지가 잘 어울려 입게 돼 기쁘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멤버들은 “헬멧에 이어 부츠컷 나팔바지로 크레용팝이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나팔바지가 잘 어울리는 크레용팝의 타이틀곡 ‘두둠칫’은 남성 듀오 원투 출신의 오창훈과 구피의 박성호가 각각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신나는 복고풍의 댄스곡이다. 크레용팝 멤버들은 “한 번 들으면 따라 부를 수밖에 없는 곡”이라며 ‘두둠칫’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강조했다. 인터넷 유행어인 두둠칫 이모티콘에서 영감을 얻어 제목을 짓고 포인트 안무를 만들었다.
크레용팝은 신보를 소개하며 전작에 대한 부담과 각오를 동시에 내비쳤다. 금미는 “헬멧을 벗은 지 2년이 됐지만, 여전히 저희를 헬멧으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아직까지 ‘빠빠빠’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지만, 또 다른 저희의 모습도 사랑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헬멧 없이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 이번 활동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분명 아는 사람만 알고 있는 인터넷 용어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크레용팝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모험이다. 헬멧을 벗고 나팔바지를 입은 채 ‘두둠칫’ 모험을 시작한 크레용팝은 대중의 기억에 새로운 모습으로 자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