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선생이 별세한 지 나흘째인 28일 오후 7시5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백남기 투쟁본부 주최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도 함께했다.
어두웠던 장례식장 앞은 촛불을 든 사람들로 밝게 빛났다. 이들은 ‘특검으로 책임자 처벌’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함께 투쟁을 외쳤다.
4‧16연대 안순호 상임운영위원은 “백남기 선생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지만, 국가는 살인적인 물대포로 대답했다”며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단재 신채호 선생 기념사업 김원웅 회장은 “지난 3‧15 부정선거에 저항하다 사망한 김주열 열사는 이승만 정권을 끌어내렸다”며 “어느 시대, 어느 나라건 민중을 탄압하고 일망타진하는 정권은 붕괴하는 운명을 거칠 것이다”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오준영 학생의 아버지는 개인 발언 대신 몸이 아파 올라오지 못한 아내의 편지를 읽었다.
편지에서는 “곧 세월호 참사가 난 지 900일을 맞아야 하는 부모는 죄책감과 자괴감으로 하루를 버티는 것도 힘들다”며 “진실을 밝히고 자식을 편하게 보내주고 싶은 것이 남은 자의 소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고 백남기 어르신은 의학적으로 현장에서 즉사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부검 영장을 철회하고 특검을 시행해 진실을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가톨릭 농민회 정현찬 의장은 “살인정권이 백남기 농민의 생명은 앗아가도 그 정신은 앗아가지 못할 것이다”며 촛불문화제에 함께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고 외쳤다.
이날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30여분 뒤 법원이 백남기 농민 시신 부검 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동안 장례식장이 술렁였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법원의 부검 영장 발부에 대한 대책방안에 대해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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