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가요계 라이벌의 역사는 유구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하거나 비슷한 콘셉트를 가진 아이돌의 경우 경쟁 구도 속에서 비교 되곤 하죠. 타의적 라이벌 구도가 당사자나 팬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화제성이나 마케팅 측면에서는 흥미로운 소재입니다.
최근 남성 아이돌 두 팀이 비슷한 시기에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지며 새로운 라이벌의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지난 5일 데뷔 싱글을 발표한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 소속 SF9과 뒤이어 지난 10일 데뷔한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의 그룹 펜타곤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 두 그룹의 데뷔일은 불과 일주일도 차이나지 않습니다. 인원수 또한 각각 9인과 10인으로 비슷하죠. 데뷔 전, 멤버를 선정하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것도 동일합니다. 이 두 팀이 출연했던 Mnet 'dob' 와 ‘펜타곤 메이커’는 비슷한 시기에 방영됐습니다. 타이틀곡으로 힙합에 기반을 둔 강렬한 댄스곡을 내세우고 무대 위에서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것도 공통점이죠. 그래서인지 두 팀은 데뷔 전부터 라이벌이라는 타이틀로 묶여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습니다.
5일 먼저 데뷔한 SF9은 타이틀곡 ‘팡파레’(Fanfare)로 가요계에 팡파레를 울린다는 각오입니다. 다양한 재주가 있는 멤버들의 9인 9색의 매력이 SF9의 강점입니다. SF9은 앨범 발매 기념 당시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최선을 다해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려 노력했습니다. 멤버 찬희는 tvN ‘시그널’에 출연하며 대중의 눈도장을 찍기도 했죠.
타이틀곡 ‘고릴라’(Gorilla)로 강렬하게 데뷔한 펜타곤의 강점은 팀 내에서 작사, 작곡, 안무 창작, 프로듀싱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팀 안에서 창작이 가능한 만큼 우리에게 더 잘 맞는 색의 음악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본인들의 강점을 설명했죠. 데뷔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인지 멤버 간 팀워크도 끈끈합니다.
이처럼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두 팀 앞에 놓인 숙제가 있습니다. 바로 쟁쟁한 선배의 명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죠. SF9은 FNC가 처음으로 내놓는 남성 댄스 그룹입니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 등 밴드 아이돌을 성공시킨 회사가 기획한 댄스 그룹은 어떤 팀일지 많은 사람의 이목이 집중됐죠. SF9은 앨범 발매 기념 공연에서 “FNC 첫 남성 댄스팀이기 때문에 정말 잘해야 한다는 각오로 연습만 했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소속사 선배의 명성에 누가 될까 걱정하는 것은 펜타곤도 마찬가지입니다. 펜타곤은 그룹 비스트와 비투비가 소속된 큐브의 세 번째 남성 그룹입니다. 남성 아이돌 그룹 제작에 일가견이 있는 큐브의 야심작이죠. 펜타곤 또한 앨범 발매 기념 공연에서 “노력해서 비스트의 세련된 퍼포먼스와 비투비의 가창력을 합친 큐브의 차세대 그룹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숙제를 받아든 것은 SF9과 펜타곤뿐만이 아닙니다. FNC는 올해 소속 가수의 연이은 논란으로 진통을 겪었습니다. A.O.A는 컴백 직전 역사인식 논란에 휩싸였으며 씨엔블루 멤버 일부는 주식 부당 거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큐브 또한 그룹 해체와 멤버 탈퇴, 경영진 교체 등으로 시끄러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계약만료가 된 포미닛 멤버 중 현아만이 큐브에 남았으며, 비스트에서 멤버 장현승이 탈퇴했습니다. 큐브의 대표 그룹인 비스트의 계약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죠. 큐브를 처음부터 이끌던 홍승성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났다 재복귀하며 회사 내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위기에 놓인 두 회사에게 두 그룹의 성장은 주요한 과제입니다. 과연 FNC와 큐브가 SF9과 펜타곤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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