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부산경찰청은 최근 두 달간 ‘갑질’ 횡포를 집중적으로 단속한 결과, 갑을 관계‧지위 등을 악용해 횡포를 저지른 악덕 고용주, 블랙컨슈머(악성 민원제기자) 등 163명을 검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회적 약자에게 욕설·폭행하고, 직장‧조직 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비리를 저지르는 등 갑질 행태는 다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남성은 콜센터에 상습적으로 전화해 직원들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욕설을 퍼부었다. 길게는 1시간 이상 계속되는 이 남성의 악성 민원 전화 때문에 콜센터 직원 10명이 스트레스성 복통과 두통을 호소했고, 일부 직원은 장기 휴가를 신청하는 등 정상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환경 감독기관에 고발하겠다며 건설사를 협박한 노조지부장도 경찰에 붙잡혔다. 이 노조지부장은 소속 노조원을 고용하지 않으면 비산 먼지·소음 발생 등 환경 위반 사례를 고발하겠다고 건설사에 으름장을 놓았다. 지부장은 이런 수법으로 자신의 노조원을 고용하도록 압박했다.
자신이 고용한 운전기사의 신용카드를 빌려 5500만원 상당을 사용한 악덕 고용주도 적발됐다. 고용주의 해고 위협에 어쩔 수 없이 신용카드를 빌려준 운전기사는 막대한 카드값을 갚지 못해 가정불화는 물론 우울증까지 생겼다.
힘없는 하도급 업체를 상대로 한 원청업체의 갑질도 많았다. 재계약을 빌미로 하청업체 영업사원에게 1억원을 빌렸다가 갚지 않거나, 원청업체에서 받은 공사대금 5억2000만원으로 개인 빚을 갚고 정작 하청업체에 한 푼도 주지 않은 채 공사진행을 강요한 원청업체 직원이 각각 붙잡히기도 했다.
공사를 수주한 하청업체에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게 한 뒤 리베이트를 주지 않으면 거래를 끊겠다고 협박해 3억5000만원을 받은 모 플랜트 대표도 구속됐다.
부산의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은 아파트 관리업체로부터 재계약 대가로 220만원 상당의 식사와 술값을 받았다. 아파트 관리업체는 계약 해지를 우려해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업체 선정 대가로 55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한 주택재개발 조합장도 검거됐다.
부산시 산하 모 체육 실업팀 감독은 용품 재계약을 미끼로 납품받은 물품 일부를 되돌려주고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받았다가 적발됐다.
한 직장 상사는 일 처리를 제대로 못 한다며 공개적으로 부하 직원에게 욕설하고 폭행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 이 부하 직원은 상사와 다른 직원으로부터 ‘왕따’를 당하다가 결국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퇴사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갑질’ 횡포는 음성적으로 일어나는 만큼 내부자의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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