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임기 내 개헌 추진 방침을 공식화한 것과 관련, 현직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주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여권 대선후보로 꼽히는 유 의원은 ‘대통령의 개헌 발언에 대한 입장’을 통해 “개헌 논의는 국민과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면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이 주도해서는 국민이 그 의도에 찬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특히 “대통령은 지난 4년 가까이 ‘개헌은 블랙홀’이라는 이유로 자유로운 개헌 논의조차 반대해 왔다”며 “당초 대통령이 우려했듯 대통령과 정부마저 개헌이라는 ‘블랙홀’에 빠져 당면한 경제위기, 안보위기 극복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등한시한다면 이는 국민과 국가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박근혜 정부는 경제위기와 안보위기 극복에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은 “저는 오랫동안 일관되게 4년 중임 대통령제로의 개헌에 찬성했고, 또 개헌을 한다면 기본권과 삼권 분립을 포함한 헌법 전반에 대한 개헌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정치적 계산과 당리당략에 따른 권력 나눠 먹기를 위한 개헌은 야합에 불과하다”며 “반드시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이 원하는 개헌, 국가 백년대계에 필요한 개헌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박 대통령이 경제위기 극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유 의원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최근 아직 박 대통령을 따로 만나 경제위기 상황을 보고하지 못했다는 답변을 듣고, “부총리는 (박 대통령에게) 보고도 못 하고, (지난 19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 16개 부처 장관 중) 3명밖에 안 오고, 청와대 경제수석이란 사람은 오지도 않았다”면서 “뭐가 이상한 것 아닌가.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가”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에 대해선 “대통령은 맨날 북핵만 말씀하시고 오늘 또 개헌만 말씀하시고…”라며 “그러지 말고 경제위기에 대해 좀 올인하는 그런 국가지도자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 저의 요청이고, 많은 사람의 요청”이라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서도 “오늘 시정연설에도 그런 (경제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유 부총리는 “대통령도 오늘 시정연설에서 관련 표현이 있지만, 지금 상황이 어렵다는 인식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답했다.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