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병원 노조 파업 돌입 “병원 측이 노동3권 무시”

을지대병원 노조 파업 돌입 “병원 측이 노동3권 무시”

기사승인 2016-10-27 16:49:33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을지대학교병원지부(이하 을지대병원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다.

을지대병원 노조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쟁위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616명 가운데 536명이 투표에 참여해 524명이 찬성해 98%의 찬성률로 쟁의행위(파업)를 가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26일까지였던 조정절차가 결렬돼 을지대병원 노조는 27일 오전 7시를 기해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87%의 높은 투표율에 투표자수 대비 98%이며 재적 조합원대비 85%라며, 압도적 쟁의행위 찬성 배경에는 병원 측이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 측은 지난 12일 병원이 발표한 임금인상안에 대해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을지대병원 노조는 “임금인상안은 당연히 바로잡아야 할 통상임금 범위 확대와 직종별 직책자 차등인상이 전부였다. 통상근무자는 전혀 임금인상이 없었던 것”이라며 “이러한 임금인상안에 대해 직원들은 지난 6월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의 시정지시에 따라 당연히 바로잡아야 할 통상임금 범위를 포함했다. 원숭이 취급하여 조삼모사(朝三暮四), 농락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직종별 직책자 차등인상은 노조탄압에 중간관리자를 줄 세운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고 있다면서, 임금인상에서 배제된 통상근무자의 허탈감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단체교섭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을지대병원 노조는 “을지대병원지부는 지난 해 12월 중순 단체교섭권을 확정했다. 그러나 단체교섭은 한동안 진행되지 못했다. 이유는 병원장이 단체교섭에 참석할 수 없다는 등 여타의 사립대병원과 현격한 차이가 있는 교섭방식을 고집했기 때문”이라며 “단체교섭은 1월초 임명된 ‘노조 파괴 전문가’ 논란의 K 주도로 진행됐다.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온갖 노동기본권을 부정하는 교섭 안을 제출해 놓고 시간끌기로 일관한 것”이라고 단체교섭 지연의 책임을 병원 측에 돌렸다.

이와 함께 노조는 끊이지 않는 부당노동행위도 문제라고 꼽아TEk.

노조 측에 따르면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7월 8일 ‘학교법인 을지학원 구제신청’ 사건 처리결과를 통해 을지대병원측의 △노동조합 활동 관련 설문조사 △파트장 및 일부 주임에 대해 공문 및 사내공고문, 개별 면담을 통한 불이익 취급 예정과 노조탈퇴 종용 △노동조합 핵심 간부 6인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를 통한 불이익 취급 예정 △노동조합 조합원에 대한 야간·당직근무 배제 △조합원에 대하여 당직근무 배제하고 퇴근시킨 후 연차 처리한 행위에 대하여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했다.

이에 병원 측은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초심유지로 기각됐다. 오히려 중앙노동위원회는 통상 사업주에 한정해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K모 행정부원장을 부당노동행위의 당사자로 인정했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을지대병원 노조는 “을지대병원 노사갈등을 해결 방안으로 첫째,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으며 각종 노동탄압에 앞장선 당사자에 대해 인사조치해야 한다. 둘째, 직원을 농락하고 관리자를 노조탄압에 줄 세우고 통상근무자를 배제한 조삼모사 임금인상안을 철회하고 새로운 임금인상안을 제출해야 한다. 셋째, ‘노동존중’을 바탕으로 여타 사립대 수준의 단체협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을지대병원 노사 양 측은 지난 26일 마지막 조정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의료노조와 을지대병원 노동조합 측은 “을지대병원 측은 26일 마지막 조정회의조차 결정 권한이 없는 행정부원장을 대표위원 자격으로 참석시켰다. 새벽까지 이어진 조정회의에서 충남지노위는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고 지부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을지대병원 노조는 27일 오전 7시부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하고 오전 9시 30분 병원 로비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와 관련 을지대학교병원 민주노조 지키기 대전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6일 성명서를 통해 “을지대병원의 노사관계가 결국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파행의 책임이 결국 을지대병원에 있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결국 을지대병원 뿐임을 밝히며, 조속한 문제해결을 위하여 병원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을지대병원 측은 27일 자료를 통해 “그동안의 교섭노력과 호소에도 불구하고 병원 노조가 파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며 “병원은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가운데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원만한 합의로 이루어나갈 수 있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업과 관련 병원 측은 필수유지 업무부서로 정상 운영되는 응급실, 중환자실은 물론 대체인력 투입과 비상근무체제를 운영해 병동 및 외래부서에서도 차질 없이 진료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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