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심유철 기자] 29일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_박근혜 시민 촛불’을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1만여명, 주최 측 주산 2만여명이 모였다. 특히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많았다.
또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박주민 의원과 정의당 노회찬, 이정미, 김종대 의원 그리고 무소속 김종훈 등 야당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이 시장은 이날 “대통령은 나라의 지배자가 아니라 국민을 대표해서 일하는 머슴이요, 대리인일 뿐”이라면서 “그런 그가 마치 상황 최순실을 끼고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을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노 의원 역시 “국민이 원하는 것은 대통령의 하야”라며 “이제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이 하야 할때까지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의 원성도 높았다.
집회에 참여한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이모(75)씨는 “이 나라는 최순실이 대통령”이라며 “박근혜는 최태민의 사이비 종교에 놀아난 신도에 불과하다. 우리가 박근혜 보고 찍었지 사이비 종교 찍었나”라고 반문했다.
충북 충주에서 올라온 이모(40.여)씨는 “세월호 때도 국가의 대응에 매우 분노했으나, 거리가 멀어 시위에는 참여하지 못 했다. 그러나 오늘은 나라의 존망이 흔들리고, 국가의 공적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다 생각해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부천 소명여자고등학교 유현임(18)양은 “SNS에서 청소년들이 시국선언하는 것을 봤다. 우리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참석했다. 개인이 한 나라의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사는 이모(65)씨는 손자들과 함께 참여해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역사 현장을 보여주고 싶다”며 “다음 대통령은 상식적인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7시10분쯤 청계광장에서 광교→종각→종로2가→인사동→북인사마당까지 약 1.9km를 행진하고 해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행진 경로가 막히면서 광화문 광장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은 60개 중대 4,800여 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도로 점거 등에 대한 경고 방송을 했다.
이 과정에서 찰과상을 입거나 혼절하는 시민들이 속출했으며, 일부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투쟁본부는 내달 1일부터 민중총궐기 집회가 있는 12일까지 매일 저녁 집회를 여는 등 비상시국 행동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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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