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이제야 보내드린다”…물대포 맞은 장소서 치러진 故 백남기 농민 노제

[영상] “이제야 보내드린다”…물대포 맞은 장소서 치러진 故 백남기 농민 노제

기사승인 2016-11-05 12:30:04

[쿠키뉴스=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심유철 기자] 故(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가 5일 치러졌다.

이날 오전 8시 발인을 마치고 장례미사를 끝낸 운구 행렬이 노제 장소인 서울 종로 청진동 르메이에르 빌딩 앞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고인이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장소다.

고 백 농민의 초상화를 실은 차량을 선두로 운구 차량, 상복을 입은 시민들이 곡을 하며 행진했다. 또 카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연합 등에 소속된 농민들이 상여를 들고 그 뒤를 백남기투쟁본부 대책위원과 유가족이 따랐다.

고 백 농민의 차녀 민주화씨는 계속된 눈물로 얼굴이 빨개진 상태였다.


노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 후 소리꾼 정유숙씨의 공연, 박석운 상임장례위원장,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발언, 춤꾼 이삼헌씨의 무대 순으로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김덕진 천주교인권위 사무국장은 “백남기 어르신은 371일간의 사투로 모자라 돌아가신 이후에도 40일 넘게 박근혜 정권의 압박에 시달렸다”며 “국민의 마음을 모아 어르신을 보내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백 선배님은 박정희 유신독재와 전두환 일당의 군사 쿠데타와 피의 5월을 온몸으로 살아낸 민주화 운동가이고 신자유주의 체계와 개방농정, 농촌 포기정책에 맞서 싸운 농민 운동가”라며 “선배님께서 물려주신 유산을 계승해 힘을 다해 이 살인 정권을 몰아내겠다”고 말했다.

지나가던 걸음 멈추고 노제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백 농민은 쌀값 폭락 대책을 원했을 뿐인데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또 1년간 강제 부검을 시도하는 등의 일도 겪었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고 백 농민의 영결식이 거행된다.

다음날인 6일 고 백 농민의 고향인 전남 보성역에서 노제를 치르고 광주 금남로로 이동, 2차 노제를 진행한 뒤 망월동 5.18 구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인은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 참석했다가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317일간 사경을 헤매던 그는 지난 9월25일 끝내 숨졌다. 경찰은 두 차례 부검 영장 강제집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영장 집행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과 불상사가 우려된다며 “부검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재신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min@kukinews.com


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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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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