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심유철 기자] 故(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가 5일 치러졌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고 백 농민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앞서 오전 8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치고 명동성당에서 미사까지 끝낸 운구 행렬은 청진동 르메이에르 빌딩 앞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고인이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장소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시민단체 관계자 그리고 수백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지켰다.
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의 야권인사들이 함께했다.
김영호 상임장례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영결식이 있기까지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고, 싸움이었다”며 “고통의 날을 보내면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킨 유족에게 존경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이 백 농민을 죽였다며 검찰과 경찰, 설울대병원과 협잡해 혼수상태에 빠진 백 농민을 농단하고 사인을 조작하고자 시신 탈취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또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으로도 그들의 행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백 농민에 대한 책임자 처벌은 박근혜 정권의 퇴진”이라고 강조했다.
가톨릭농민회 정현찬 회장은 “지난해 11월14일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이후 317일동안 백 농민의 고통을 함께 나눈 국민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경찰이 백 농민의 시신을 탈취하려고 할 때 지켜준 국민 여러분 감사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정 회장은 “백 농민이 어떤 큰 죄라도 지었느냐”고 반문하며 이 땅의 농업이 어렵고 식량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고,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17만원 하는 쌀을 21만원까지 책임진다’고 했으니까 공약을 지키라고 했던 것 뿐”이라고 토로했다.
백 농민의 장녀 도라지씨는 목이 잠긴 채 연단에 섰다.
그는 “언제치를지 알 수 없었던 장례식이었는데 이 날을 마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드린다”며 “저희 가족과 투쟁본부는 책임자들이 처벌받고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때까지 싸울 것이다. 잊지 말고 관심과 힘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또 “마지막으로 아버지께 한 말씀 드리겠다. ‘아빠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고 백 농민은 오는 6일 고향인 전남 보성역에서 노제를 치르고 광주 금남로로 이동, 2차 노제를 진행한 뒤 망월동 5.18 구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영결식이 끝난 이후에는 오후 4시부터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등 진보진영 여러 시민사회와 노동단체가 주관하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다.
앞서 주최측은 오후 5시부터 광화문우체국에서 종로2가, 안국로터리, 종로1가 등을 거쳐 교보문고까지 또 종로3가, 을지로3가, 시청, 대한문을 통해 일민미술관까지 각각 2만명이 전 차로를 행진하겠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2조를 근거로 교통 불편이 예상된다며 행진을 금지했다.
현재 주최 측은 경찰의 금지 결정에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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