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심유철 기자] 성난 민심은 여전히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5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등 진보진영 여러 시민사회와 노동단체가 주관하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이 진행됐다.
현재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종로1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앞서 주최 측은 이날 오후 5시부터 광화문우체국에서 종로2가, 안국로터리, 종로1가 등을 거쳐 교보문고까지 또 종로3가, 을지로3가, 시청, 대한문을 통해 일민미술관까지 각각 2만명이 전 차로를 행진하겠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2조를 근거로 교통 불편이 예상된다며 이를 금지했다.
주최 측은 경찰의 금지 결정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교통소통의 공익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보다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행진 전 1부 행사에서는 세월호 유가족의 발언과 4·16 합창단 공연이 있었다. 대학생, 교사, 공무원 등 각계 시국선언 그리고 학계, 종교계 대표의 발언도 이어졌다.
연단에 올라선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 최은혜씨는 “새누리당의 회피, 박근혜 대통령의 진정성 없는 사과문으로는 국민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며 “새누리당에 빼앗긴 권력을 되찾아 오겠다”고 다짐했다.
전교조 경기지부장 최창식 교사는 “교사들은 박근혜 정권하에서 교육 불가능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손미아 강원대 교수는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에는 박근혜 정부가 있고 사건의 본질은 지배계급의 정경유착이다. 지금이 기회다. 이제 노동자 민중을 위한 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퇴진 기독교운동본부 상임대표 김경호 목사 역시 “우리는 2년 전 ‘세월호 사건’ 담화에서 박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았다”며 “그러나 그 눈물이 진실했는가. 그들이 어떻게 진상규명을 방해했는지, 조작했는지, 유가족을 모욕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것이 그가 흘린 눈물의 진실”이라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행진을 마치고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집결하는 시민들은 2부에서 문화예술인, 노동자,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의 발언을 들으며 촛불 집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에는 故(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 절차가 진행됐다. 오전 8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치고 명동성당에서 미사를 끝낸 운구 행렬은 청진동 르메이에르 빌딩 앞으로 이동해 노제를 지냈다. 이후 광화문 광장에 영결식을 거행, 유족, 시민들, 야권인사들이 모여 고 백 농민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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