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우리를 괴롭히는 대표적인 구강질환은 바로 ‘충치’와 ‘풍치’다. 그러나 충치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풍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풍치는 한자로 ‘바람 풍(風)’, ‘이 치(齒)’로 바람이 들어 뿌리가 병든다는 뜻을 의미한다. 즉 치주질환 또는 잇몸질환을 풍치라고 하는데, 성인 및 노인 환자들의 치아상실 주원인이 되기도 한다.
잇몸질환은 우리나라 성인의 100명 중 70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구강질환이다. 때문에 10년 후 건강한 치아로 생활을 할지, 틀니 또는 임플란트로 생활을 하게 될지는 풍치 예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그렇다면 풍치를 발생시키는 원인과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치아 상실의 주원인 ‘풍치’
풍치는 잇몸을 포함한 치아 주위 조직에 급성 또는 만성으로 염증이 생기는 병을 말한다. 주로 30대 후반 이후부터 발생해 장년기와 노년기를 거치며 꾸준히 쌓이는데, 성인이 치아를 상실하는 경우는 대부분 풍치 때문이다.
풍치의 주된 원인은 치태와 치석이다. 치태는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모여 치아 표면에 형성된 것으로 프라그(Plaque)라고도 불린다. 치태는 시간이 흐를수록 딱딱해져 칫솔질로도 제거되지 않는 치석으로 변한다.
최헌주 강북다인치과 대표원장은 “치태와 치석이 잇몸 안쪽으로 파고들면 염증이 생길뿐더러 그 증상이 치주인대와 치조골까지 퍼지고 치아가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당뇨나 영양부족 같은 전신질환이나 흡연, 스트레스, 유적적 요소가 있다면 증상은 더욱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풍치가 성인에게 잘 발생하는 것은 잇몸이 노화되는 단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화가 진행되면 구강 내에도 변화가 생기는데 침의 분비가 감소하고, 치아도 수분이 적어져 깨지기 쉽다. 치아의 마모도 많이 진행된다. 잇몸이 줄어들면서 치근도 노출된다. 따라서 풍치의 발생 및 악화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치아 상실의 위험이 커진다.
또한 풍치는 임신한 여성에게도 흔히 발병한다. 임신을 하게 되면 여성호르몬이 증가해 잇몸을 얇게 하고, 많은 혈액을 공급해 붉고 피가 나기 쉬운 잇몸을 만들기 때문. 임신 전 잇몸질환이 있었다면 그 증상이 더 심해진다.
◇잇몸관리‧바른 양치질‧정기검진 중요
풍치는 충치보다 치료가 어렵다. 한 개의 치아를 뽑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느 특정 치아 하나에만 나타나지 않고 그 주변 치아들도 동시에 같은 증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풍치로 치아 하나가 빠지게 되면 주변 치아들도 곧 허약해져 연달아 빠지기 때문에 임플란트를 해도 여러 대를 심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 풍치로 치아가 빠지면 치조골도 없어져 임플란트 시술을 하기도 어렵다. 뼈 이식을 통해 부족한 잇몸뼈를 재생한 뒤 임플란트 시술을 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에는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풍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유지하는 등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흡연을 삼가는 좋으며, 당뇨나 영양부족 등 전신질환의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식은 잇몸과 치아를 위해 당분과 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피하고, 비타민C가 든 채소와 과일, 흰 우유, 생선 등을 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양치질만 잘해도 입속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만큼 올바른 양치질도 중요하다. 우선 칫솔의 머리는 작은 것이 좋으며 모는 부드러워야 한다. 모의 끝이 각지지 않고 둥근 모양이어야 잇몸 손상이 없다. 가벼운 압력으로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칫솔을 회전시키며 쓸어 주며 치아의 바깥쪽 면에서 안쪽 면, 씹는 면, 혀와 잇몸 등의 순서로 닦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정기적인 검진도 풍치 예방을 위해 도움이 된다. 최 원장은 “풍치는 초기에 증세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치아뿌리를 감싸고 있는 치조골이 절반쯤 녹아내려야 약간의 자각 증상이 나타난다”며,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으면 잇몸질환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어 치아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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