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22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마련 절차에 착수함에 따라 탄핵안 의결의 ‘디데이(D-day)'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정된 26일까지는 일단 물밑 준비를 이어간 뒤 내주부터 구체적인 액션에 돌입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안 발의 및 의결을 위해 ▲탄핵소추안 마련 ▲의결정족수(200명) 확보 ▲본회의 일정 이라는 3대 여건이 갖춰줘야 한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이 이날 탄핵 실무준비단(단장 이춘석)을 구성,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일단 자체 탄핵안을 만든 뒤 야3당간에 조정하는데는 일정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도 당 법률위 중심으로 준비에 들어갔다.
당 핵심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는 게 최종 목표이기 때문에 법리논쟁에 대비하는 문제가 간단치 않다”며 “헌재 구성이 결코 야권에 유리하지 않다는 걸 전제로 해 치밀하게 탄핵안을 작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실무준비단장인 이춘석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가능하면 다음주 정도까지는 초안 검토를 마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나머지는 여야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의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글에서 “저와 국민의당은 우리만 옳다고 주장하지 않고 26일 촛불집회까지 기다리자면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두번째 요건인 ‘200명 확보’는 탄핵안 의결을 관철시키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지만, 물리적으로 입증 가능하다기 보다는 야권표 단속, 새누리당 이탈표 타진 등을 통해 정황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는 점에서 현재로선 ‘언제’라고 딱 부러지기 말하기 힘든 상황이다. 새누리당내 추가 탈당 여부 등 여권의 움직임과 여론의 동향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야당의 분석이다.
민주당 우상호 원대대표도 “탄핵 정족수가 확보되면 지체 없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것이다. 정족수가 확보되면 내일이라도 발의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두가지 요건이 충족되면 탄핵안은 발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현재 여야가 합의로 잡아놓은 본회의 일정은 내달 1∼2일, 8∼9일 등 나흘에 걸쳐있다.
국회법 130조에 따르면 탄핵안이 발의되면 국회의장은 그로부터 열리는 첫 본회의에 탄핵안을 보고한 뒤 그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내에 무기명투표로 탄핵소추 여부를 표결하도록 돼 있다. 여권내 계파간 이견 등을 감안할 때 다시 본회의를 잡기 보다는 이미 잡힌 일정에 탄핵 절차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본회의 보고후 최소 1일 후 표결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디데이’는 예산안 법정처리 기한인 내달 2일 또는 9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이 성립되는 대목이다. 국회법상 본회의는 의결로 법사위에 탄핵안을 회부, 조사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 탄핵안 의결시기가 뒤로 밀리게 되지만 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 핵심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특정 날짜를 박아 목표로 하는 건 아니다”며 “모든 조건이 무르익으면서도 늦지 않은 ‘황금시간’을 찾는 고민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