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은 2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해 헌법재판소에 회부될 경우 탄핵심판 청구가 당연히 용인될 것으로 보이지만, 물리적으로 내년 3월 이전에 심판절차가 마무리되기를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헌법재판관을 지냈던 송 전 재판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를 위한 긴급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최소 얼마의 기간이 걸린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상해보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 전 재판관은 이어 “내년 3월31일 이전에 빨리 탄핵심판의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그 이전에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으로 평가되는 송 전 재판관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단순한 국정농단을 넘어 이 정도면 거의 범죄단체의 작태”라고 지적하고, “이번 사건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과는 관계없으며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 원칙과 반칙의 대결, 정도(正道)와 무도(無道)의 대결이 근본적 성격”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송 전 재판관은 “박 대통령이 만약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염치가 있다면 이제라도 물러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고 마지막 애국적 행위”라며 “헌법재판관들의 성향이 보수건 아니건 이번 사태는 그걸 뛰어넘는 애국심과 법률가의 양심, 역사 앞에 책임지는 자세가 조금이라도 동원된다면 당연히 탄핵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탄핵심판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송 전 재판관은 “피청구인의 답변서 제출기간이 20일 가량 걸리고 참고인을 선정하고 의견서를 받는 절차에도 대략 두달이 걸린다”며, “아울러 헌재연구관들이 팀을 꾸려 연구보고서를 작성하고 재판관들이 보고서 회람과 평의를 여는데 일정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청구인인 박 대통령이 탄핵심판 과정에서 최대한 시간을 벌기 위해 노력할 텐데 이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겠느냐”고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송 전 재판관은 현재 9명으로 돼있는 헌재재판관의 구성이 보수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국민이 ‘헌재가 국민의 뜻과 다른 결정을 할 리 없다’고 믿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그러나 지금 그렇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언젠가는 헌재의 구성방식을 전반적으로 논의해야한다”고 헌재의 보수화를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빨리 탄핵절차를 진행시켜 혼란을 끝내야 한다. 속도가 중요하다”며 “이번주 안에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 내년 3월 31일 안에 헌재에서 결론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할지 걱정하는 의견들이 있지만 40∼50명 정도는 충분히 찬성해 탄핵소추안 가결에 필요한 국회의원 재적 의원 3분의 2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 의원은 특히 “현재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만으로도 탄핵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다수이기 때문에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퇴임하는 내년 1월31일 이전에라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탄핵 요건은 충분히 갖춰졌고 새누리당에 비공식 접촉으로 확인한 결과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이 의결정족수인 200명을 훨씬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탄핵이 의결되는 순간 대통령 권한대행이 현재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넘어간다면 죽 쒀서 개 주는 것”이라며 “탄핵도 추진하고 총리도 새로 선임해 질서있는 탄핵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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