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중국 위안화 기준환율이 달러당 6.9위안을 넘어서면서 대 중국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여기에 사드배치 보복으로 인한 한한령(限韓令)이 중국 내 공공연하게 퍼지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률을 0.26% 절하한 6.9085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 2008년 이후 8년여만의 최저치다.
이론상 위안화 절하가 지속되면 수출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중국 시장 내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 악화를 불러온다. 대 중국 수출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 절감으로 인한 제동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중국 수출 동향에 따르면 한국산 가공식품의 대 중국 수출액은 2011년 약 3300억원에서 지난해 6800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농식품 수출액도 7319억원에서 9798억원으로 3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시장 내 한국 가공식품 점유율도 3.5%에서 4.5%로 늘었다.
관련업계에서는 우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교역이 많은 식품업체의 경우 달러를 결제통화를 사용하고 있어 즉각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위안화 절하가 장기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 부분 부담이 커져 가격인상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정부가 국내 사드배치에 대한 한한령의 일환으로 여행규제와 한류금지 등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드배치가 결정되고 한 달 뒤인 지난 8월 중국정부는 단체비자 발급을 위한 상용비자와 선상비자 요건을 기존 여권사본제출에서 원본제출로 강화했다. 또한 한국 내 쇼핑을 일 1회로 제한하고 위반 시 벌금을 부가하는 방침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한령으로 인해 정부가 진행 중이던 대 중국 수출 프로젝트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해 농식품 수출 지원에 배정한 전체 예산은 6000억원에 이른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8월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맥주 축제에 김을 맥주 안주로 알리기 위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또한 스낵김을 기내식으로 활용하는 계획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계탕 수출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06년부터 정부는 삼계탕 수출을 위해 중국과 다각도로 협상을 진행했다. WTO 등 국제회의를 비롯한 한중농업장관회의를 통해 지난해 6월부터 가까스로 수출길이 열렸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0년 ‘마늘 파동’처럼 경제적인 규제까지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중국 마늘 수입량이 급증하자 우리 정부는 중국산 마늘의 관세를 30%에서 315%로 10배 이상 늘렸다. 중국은 곧바로 국산 휴대전화 수입을 중단하며 맞섰다가 정부가 관세인상을 철회하자 수입을 재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