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제과시장 축소와 수입과자 득세로 부침을 겪고 있는 제과업계가 여전히 R&D(연구개발)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판관비와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연쇄적인 가격인상을 단행했던 제과업계는 ‘혁신’과 ‘투자’라는 당위성을 잃게 됐다. 특히 제과업체들이 연구개발보다 판촉과 마케팅 비용에 집중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태제과와 크라운제과, 롯데제과, 오리온 등 제과 4사의 3분기 연구개발비용은 매출액 대비 0.4% 수준에 그쳤다. 이마저도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 초코파이 바나나 등 ‘열풍’을 이끌었던 트렌드 제품이 기세가 한 풀 꺾였음에도 여전히 짠 투자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해태제과 3분기 연구개발비는 22억22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7억100만원보다 23.4%증가했다. 비용투자는 늘었지만 여전히 매출액 대비 0.4%에 불과하다.
크라운제과는 전년 동기 대비 31.3% 상승한 33억9800만원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했다. 해태제과와 마찬가지로 매출액 대비 0.4% 수준이다.
롯데제과는 연구개발비가 가장 적게 올랐다. 지난해 3분기 69억1000만원이었던 연구개발비는 74억1400만원으로 13.8%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비율도 0.38%에서 0.44%로 소폭 상승했다. 주요연구과제도 3개 항목으로 가장 적었다.
오리온은 지난해 3분기 8억8600만에 불과했던 연구개발비가 31억1800만원으로 크게 올라 다른 제조업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매출대비 비율도 0.17%에서 0.62%로 4사 중 가장 높았다.
국내 제과업체 4사의 3분기 매출액 대비 평균 연구개발비용은 0.45%다. 제조업계 평균으로 알려진 2.6%에 턱없이 부족하다.
연구개발투자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면서 국내 제과시장 규모는 점차 축소되고 있다. 여기에 수입과자가 세를 불리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2009년 3조5878억원이었던 시장은 2011년 4조6971억원으로 신장했지만 수입과자의 유입과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4년 3조 9249억원으로 16.4% 급락했다. 그 사이 수입과자는 2013년 4억3630만 달러에서 지난해 4억8678만 달러로 11% 이상 증가했다. 2010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은 15.7%로 급격한 성장세다.
업계에서는 경기불황과 인건비·판관비 증가 등의 이유로 과감한 투자가 망설여진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과시장이 전반적인 불황이라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안전성 위주로 노선을 잡은 것”이라면서 “실제 출시되지 않는 제품이 많아 그렇게 보일뿐 개발 자체에 소극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