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이훈 기자] 도덕성 잃은 기업에는 미래가 없다

[현장에서/이훈 기자] 도덕성 잃은 기업에는 미래가 없다

기사승인 2016-11-28 16:52:04

[쿠키뉴스=이훈 기자] 엔론사는 천연가스와 전기를 공급하면서 급성장한 에너지기업이었다. 한때 포춘지에서 선정한 500대 기업의 7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투명한 장부외거래, 외형과 실적의 과대포장, 정치권 인사와의 로비, 그리고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 등으로 순식간에 파산하게 됐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도덕성을 잃어버린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항공의 한진그룹은 특정 계열사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일감을 몰아줘 오너 가족들이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 

2013년 5월부터 싸이버스카이를 통해 구매하는 볼펜·시계 등 판촉물의 마진율을 3배 가까이 올려 싸이버스카이에 과도한 이익을 몰아줬다. 싸이버스카이는 기내 면세품 판매 관련 사업을 하는 대한항공 계열사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자녀 조현아·원태·현민 씨가 각각 33.3%의 지분을 보유하던 회사다.

두산 집안의 미성년자들은 대기업 중 가장 많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미성년 친족이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불법은 아니다. 다만 주식을 증여하는 것이 절세라는 편법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총수 일가의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두산 계열사 두산중공업의 경우 하도급업체로부터 제품을 납품받는 과정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 입찰을 한 차례 더 진행하는 방법으로 납품대금을 깎아 온 혐의가 적발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두산중공업은 추가 입찰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내부 보고를 통해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한 것이다.

한진그룹과 두산중공업은 각각 14억원, 3억2300만원의 금전적 손실과 함께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이 두산중공업 법인이 검찰에 고발당했다. 이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이번 사태들로 기업들이 사회공헌 등으로 쌓아 올린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바르게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라고 말하며 도덕성을 강조했다. 이 말을 기업에 적용하면 ‘이익을 얻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바르게 기업을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라는 말도 될 수 있다. 

기업들은 ‘도덕성을 잃은 기업에는 미래가 없다’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hoon@kukinews.com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
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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