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조현우 기자] 바다 건너서도 내수에 집중하는 ‘백선생’

[현장에서/조현우 기자] 바다 건너서도 내수에 집중하는 ‘백선생’

기사승인 2016-11-29 18:01:00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현해탄 너머 일본에서 ‘백선생’ 백종원 씨가 운영하고 있는 더본코리아 홍콩반점0410을 찾았다. 개점한지 이제 보름가량 됐다는 가게 안에서는 한국의 매운 맛을 즐기는 유학생들과 재일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만 바다 건너에서도 ‘내수’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컸다. 그 나라 사람에게 이름을 알리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감행하는 다른 프랜차이즈들과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 신오쿠보에 형성된 한인촌은 한국 유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다. 거주 교포와 유학생이 많아 일본어가 서툴더라도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어 돈벌이와 어학공부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전쟁이 막 끝난 1950년대, 신오쿠보 역 근처에 들어선 롯데제과 공장에 교포들이 몰리면서 자연스레 한인촌이 형성됐다. 1990년대 초 외국여행 자유화조치 이후 재일 한국인들이 게스트하우스나 음식점 등을 개업하면서 지금의 성격이 굳어졌다. 지금도 일본에서 가장 많은 한글간판을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신오쿠보역에서 도보로 10여분 떨어진 가부키쵸도 마찬가지다. 임대료가 저렴하지만 치안이 불안정한 신오쿠보 대신 거주비용이 높더라도 치안이 나은 가부키쵸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 한인 유학생들의 이야기다.

일본인보다 한인촌의 유학생과 재일 교포들을 주 고객으로 잡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같은 프랜차이즈인 설빙이 일본 번화가인 도쿄 하라주쿠에 1호점을 내고 현지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의 행보다.

국내에서 더본코리아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가 ‘백선생’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공중파와 케이블을 넘나드는 활약에 힘입어 2011년 374곳이던 더본코리아 점포수는 올해 9월까지 1267여곳으로 240% 가까이 급증했다.

몸집이 커진 프랜차이즈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어떤 ‘형태’를 취하는가는 전적으로 오너의 역할이다.

바다 건너 이국에서 만난 낯익은 간판은, 반가움보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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