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사육두수 감소로 인한 출하가 인상은 물론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5일 의심신고가 접수됐던 경기 안성 토종닭 농가와 이천 산란계 농가 등 총 3곳을 정밀검사한 결과 H5N6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는 전남 해남·무안, 충북 음성·청주·진천, 세종시, 충남 천안·아산, 경기 양주·포천·이천·안성, 전북 김제 등 13개 시·군 46개 농가로 늘어났다.
현재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212만2000여마리로, 감염의 의심되는 87만마리를 추가 살처분할 경우 300만마리를 넘게 된다.
지난 2003년 AI발생 당시 국내 닭고기 소비가 80% 이상 급감할 정도로 양계산업에 큰 타격을 줬다. 하지만 2014년 이후 AI 발생이 잦아지고 바이러스가 열에 약해 75℃ 이상에서 5분만 가열하면 문제 없다는 상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자리 잡으면서 AI와 닭고기 수요의 상관관계는 사실상 끊어졌다. 이에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AI 확산으로 인한 소비위축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AI가 장기화돼 사육두수가 크게 감소할 경우 가금류 가격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과 정부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대 중국 수출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홍콩이 AI 발생국가에 대한 가금류 수입을 중단해 수출길이 막힌 바 있다. 지난 9월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고 수출을 재개했지만 불과 두 달이 지나지 않아 다시 중단됐다.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가금농가에서 나오게 되면 즉시 AI 청정국 지위를 잃게 되고 가금 생고기 수출도 중단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10년만에 재개된 대 중국 삼계탕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WTO 등 국제회의를 비롯한 한중농업장관회의 등 물밑작업을 통해 지난해 6월 가까스로 수출 물꼬를 텄다.
대 중국 수출이 이어지면서 올 10월 말까지 삼계탕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1709톤을 기록했다. 미국 -24.9%, 일본 -6.1% 등 두 나라에서만 30% 가깝게 수출양이 줄었지만 동남아와 중국 등 신생 시장 수출신장이 큰 역할을 했다. 고병원성 AI 발병이 더욱 뼈아픈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과거 AI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어 특히 예민하다”면서 “이제 첫 걸음마를 뗀 수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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