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소비절벽이 현실화 되고 있다. 식음료업계가 원자재가격과 인건비상승을 이유로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반면 근로자 임금 평균상승률은 지난해보다 떨어진 3.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생활물가지수 또한 2년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활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7월 기록했던 1.4%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생활물가지수 대상품목은 월 1회 이상 구입하는 쌀, 고기, 두부, 납입금 등 소득의 증감과 관계없이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인 142개 품목으로 구성돼있다.
신선농축수산물 값을 따로 추려 계산한 신선식품물가지수 상승률은 같은 기간 15%로 크게 증가했다. 배추 82.1%, 무 120.7%, 풋고추 62.4%, 파 41.6% 등 농산물 가격 상승이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6.1 포인트 줄어든 95.8을 기록했다. 지난해 메르스 확산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됐을 당시 98.8 보다도 3포인트 가까이 낮고,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94.2 이후 최저치다.
여기에 식료품 가격도 전반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장바구니 물가는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제과는 지난 3월 비스킷류 8종의 가격을 평균 8.4% 올렸다. 크라운제과는 6월 빅파이 등 11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4% 인상하고 해태제과는 7월 자일리톨껌 등 8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1.35% 인상했다. 농심도 새우깡 등 스낵류 15개 브랜드의 가격을 오는 평균 7.9% 올렸다. 롯데푸드와 빙그레도 각각 7종 제품 가격을 100원 가량 인상했다.
오비맥주와 코카콜라도 주력 브랜드 가격을 각각 5%와 6% 인상했다. 오비맥주는 카스 등 국산맥주 전 제품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했고 코카-콜라음료도 코카콜라와 환타 등 주력 2개 브랜드 15개 품목 가격을 5%가량 올렸다.
파리바게뜨도 오는 4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10.4% 인상한다. 총 569개 품목 중 약 34%에 해당하는 193개 품목이며 평균 인상폭은 6.6%다.
각 업체에서는 식음료 등의 가격인상에 대해 원자재와 판매관리비,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원가 압박이 가중돼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들이 실제 느끼는 체감 임금상승은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한국노동연구원은 경제둔화와 임금상승압력수단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올해 임금상승률을 지난해보다 낮은 3.3%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업체들이 인상 근거를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제시하지 않고 인건비와 판관비 등으로 단순하게 표현해 알 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하락세인 원자재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을 원인으로 꼽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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