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조현우 기자] 앱솔루트 촛불집회 포스터 논란…‘상징과 상업화’ 사이

[현장에서/조현우 기자] 앱솔루트 촛불집회 포스터 논란…‘상징과 상업화’ 사이

기사승인 2016-12-12 17:17:27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그간 우리나라를 세계에 내보일 수 있는 상징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김치와 불고기, 비빔밥이 있었고 한복도 있었다. 다만 특정 일부, 즉 우리만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앱솔루트가 광화문 촛불집회 사진을 활용한 광고 포스터를 활용하면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촛불집회를 상업화하는 기업의 논리라는 주장과 한 나라의 중차대한 문제를 시기적절하게 활용했다는 의견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앱솔루트는 지난 11일 공식 SNS 계정 페이지에 앱솔루트 보드카 병 모양을 연상시키는 광화문 촛불집회 사진을 게재했다. 광화문에 모인 촛불 물결을 보드카 병 모양으로 표현한 광고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이틀만이다.

광고 상단에는 미래는 당신이 만들어 갑니다라는 글귀를 담았고 하단에는 책임감을 즐기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일부에서는 촛불집회를 상업화하는 기업의 자본주의적 논리라며 항의하기도 한다. 그간 촛불집회에 어떠한 후원 움직임이 없었음에도 시류에 무임승차하려는 의도라는 비난이다. 또 의도는 좋았지만 탄핵소추가 가결된 직후인 만큼 성급했다는 의견도 있다.


앱솔루트는 그간 해당 나라를 상징할 수 있는 형상을 브랜드에 녹여 실루엣으로 표현하곤 했다. 앱솔루트 보드카 광고는특유의 병 모양이 연상되는 이미지와 문구를 더한 광고를 정형화했다. 당대 여러 예술과들과 협업하며 단순한 광고를 넘어 미술과 맞닿은 캐치프레이즈를 선보였다. 

911 테러 당시에는 두 병의 보드카 모양을 활용한 추모 광고를 선보이는가 하면, 1773년 미국 식민지 주민들이 영국본국으로부터의 차 수입을 저지하기 위해 일으킨 보스턴 차 사건을 형상화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이슈에 앱솔루트는 이를 이미지화해 포스터에 담아왔다.

최근 BBC 등 세계적인 언론사의 메인을 장식했던 우리나라 이야기는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뿐이었다. 샤머니즘과 탄핵이라는 자극적인 단어가 따라붙었다. 광화문에 모인 100, 200만 촛불 이야기도 다뤄졌지만 뉴스의 일부였을 뿐 상징이 되진 못했다.

단지 술 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것보다는 세계적으로 각 국가를 상징하고 변화의 중심에 있었던 사건을 다뤘다는 것, 그리고 우리나라의 민주적 항쟁을 대표할 수 있는 촛불을 상징화했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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