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기자] 국정농단 혐의를 받는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네덜란드 국왕에게 납품 민원을 넣으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4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딸 정유라씨의 초등학교 동창 학부모가 운영하는 ‘케이디(KD)코퍼레이션’ 관련 민원을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최소 3~4차례 전달했다.
이 회사는 네덜란드-영국 합작 에너지 회사인 ‘로열 더치 셸’과의 납품 계약을 추진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로열 더치 셸 대표이사를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최씨는 2014년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 안보 정상회의에 박 대통령이 참석할 때도 관련 청탁을 넣었다. 또 그해 11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방한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실제 최씨의 민원을 네덜란드 국왕에 전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케이디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테스트용을 납품했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며 “그 뒤 납품 여부를 문의하긴 했지만 실제 납품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케이디코퍼레이션 지원은 최순실 뜻이라는 사실을 박 대통령에게 전했고, 대통령 역시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있었던 청와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케이디코퍼레이션 민원 의혹과 관련해 “기술력이 있는데 거대한 기업에 끼어 제대로 명함 한 번 못 내미는 것 아닌가, 알아보고 실력이 있다면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그런 차원이었다”라고 밝혔다.